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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영화 속 그곳

사랑을 기다리는 자리… 영화 <러브 어페어>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로멘틱 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러브 어페어(Love Affair)>를 보셨나요? 영화의 주인공 마이크와 테리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만난 사이인데요, 비행기의 비상착륙 탓에 여객선을 타게 된 두 사람은 돌연 사랑에 빠집니다. 이후 뉴욕으로 돌아온 이들은 3개월 후 오후 5시 2분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전망대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합니다.



영화 <러브 어페어> 공식 예고편 



<러브 어페어> 속 주인공들의 약속 장소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뉴욕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곤 하는데요 (▶관련 내용 : ‘재즈의 도시’ 뉴욕을 상징하는 건축물 Top 4), 오늘은 이 건물이 지어진 시대적 배경과 연혁, 특징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테리를 기다리는 마이크의 모습

/ Love Affair(1994)




■ 설계부터 완공까지, 단시간에 진행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란 타이틀을 40년 넘게 지켰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설계는 ‘슈리브, 램 앤드 하먼(Shereve, Lamb and Harmon Association)’이란 건축회사가 맡아 2주일 만에 완료했습니다. 빠른 설계 기간만큼이나 공사 기간도 짧습니다. 미국을 강타했던 대공황의 분위기 속에서 2년 만에 건물을 완공하며 화제를 낳았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건설 당시 인부들의 모습 / Charles C. Ebbets



1931년 개장한 빌딩의 외관은 뉴욕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총 381m 높이에 102층 규모로 뉴욕 마천루의 최고 높이를 갱신한 것입니다. 여기에 1950년 67m의 TV 방송 안테나가 추가 설치되며 현재의 독특한 첨탑형 꼭대기가 완성됐습니다. 건설 비용으론 총 4,1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는데 초기 계획했던 비용보다 절반에 불과한 금액이라고 합니다.




■ 최고층 마천루 경쟁의 역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세워질 무렵 뉴욕에선 초고층 건물 건축경쟁이 한창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1930년부터 1931년까지 세계 최고층 빌딩의 순위가 무려 3번이나 바뀌었습니다. 



40 월 스트리트(), 크라이슬러 빌딩()



가장 먼저 1930년 ’40 월 스트리트(40 Wall Street)’가 맨해튼에 세워지며 세계 최고층 건물의 지위에 올라섰으며, 같은 해 ‘크라이슬러 빌딩(Chrysler Building)’이 완공되며 1위의 기록을 곧바로 경신했습니다. 이후 1931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건립되며 크라이슬러 빌딩은 1위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건설 당시의 모습. 뒤에 보이는 높은 건물이 크라이슬러 빌딩이다

/ Lewis W. Hine



이처럼 치열했던 높이 경쟁의 결과 대공황 시대 뉴욕엔 세계 최고층 건물 1, 2, 3위가 나란히 그 위용을 자랑하게 됩니다. 이렇기 지어진 마천루들은 완공 직후 대공황을 겪으며 임대가 이뤄지지 않아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이때의 현상을 일컬어 분석가 앤드류 로런스(Andrew Lawrence)는 ‘마천루의 저주’란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 뉴욕 여행의 필수 명소, 엠파이어 스테이트 전망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전망대는 86층과 102층, 두 곳에 있습니다. 86층 전망대에선 실외로 나갈 수 있는 반면 102층 전망대는 유리창으로 막혀 있고 추가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86층의 인기가 더 높다고 합니다.


건물이 지어질 당시만 해도 이곳 전망대는 꽤 실험적인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습니다. 빌딩 꼭대기 첨탑이 비행선 계류탑이 되어, 여기에 착륙한 승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86층까지 내려와 체크인하는 방안이 세워져 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원대한 계획은 실행이 불가능했고, 결국 첨탑은 방송용 안테나 목적으로 변경됐습니다.





86층 전망대로 가기 위해선 우선 2층에 있는 매표소에서 티켓을 발권받아야 합니다. 티켓 발권 후 소지품 보안 검사를 마치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게 되는데요, 엘리베이터는 86층으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고 80층까지 올라간 뒤 다른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합니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86층의 위치에서 뉴욕의 맨해튼 시내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몰 시간의 전망이 아름다워서 해 질 무렵이면 관람객의 숫자가 절정을 이루곤 합니다.




■ 수많은 영화 속 배경이 된 랜드마크


▲<러브어페어(1994)> 공식 포스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뉴욕을 상징하는 대표 건축물인 만큼 수많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앞서 설명한 영화 <러브 어페어>에서 사랑에 빠진 남녀가 훗날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로 등장했다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선 주인공이 사랑을 이루는 로맨틱한 장소로 그려집니다. 이외에도 1993년작 <킹콩>에서 킹콩이 빌딩 최상층의 안테나를 붙잡고 싸우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은 명장면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한 도시의 랜드마크는 소설, 영화 등 예술 작품 속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곤 하는데요, 특히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경우 오랜 시간 ‘최고층’의 지위에 서 있던 만큼 그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층 건물이 많지 않던 시절 ’63빌딩’이 오랜 시간 서울을 대표하는 최고층 건물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기술의 집약체. 뉴욕 관광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곳. 그리고 누군가에겐 로맨틱한 사랑의 장소가 되는 곳. 이처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한화건설은 더욱 흥미로운, 영화 속 건축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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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의 도시’ 뉴욕을 상징하는 건축물 Top 4(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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