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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영화 속 그곳

진짜 있었어? 애니메이션 속 실제 장소들 ① 스튜디오 지브리 편




안녕하세요. 화건입니다. :)


만화 속에서나 보던 판타지 세계가 실제 눈앞에 펼쳐진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은 독특한 판타지 서사를 재미있게 풀어내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브리 애니 속 배경 중 실제 장소에서 모티브를 따온 장면이 많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유명 애니 속으로 떠나는 여행! 스튜디오 지브리의 실제 배경이 된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진짜 있었어? 애니메이션 속 실제 장소들] 시리즈 순서

① 진짜 있었어? 애니메이션 속 실제 장소들 ① 스튜디오 지브리 편

② 짜 있었어? 애니메이션 속 실제 장소들 ② 디즈니 편 (링크)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동화 같은 마을 : 프랑스 콜마르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포스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마녀의 저주로 인해 할머니가 된 소녀 ‘소피’와 마법사 ‘하울’의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국내에서도 역대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장면들의 모티브는 과연 어떻게 얻어졌을까요?



▲ 프랑스 콜마르의 쁘띠 베니스



이 작품의 영감이 된 장소는 바로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작은 도시 ‘콜마르’입니다. 일 강과 로슈 강이 흐르는 이 도시는, 운하를 따라 아름다운 노천카페와 집들이 펼쳐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지인데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닮아 ‘쁘띠 베니스(Petite Venice)’란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그럼, 16세기 알자스 지방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는 콜마르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대해 살펴볼까요?



▲ 프랑스 콜마르의 ‘생 마르탱 성당’

Copyright ⓒ Guimsou, Wikimedia Commons



시내 중심가 성당 광장(Place de la Cathédrale)에 위치한 생 마르탱 성당(Collegiale Saint-Martin)은 콜마르에 남아 있는 가장 거대한 성당입니다. 1235년부터 1365년까지 백여 년에 걸쳐 지어진 이 성당은 고딕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이 공존하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고딕 양식이 유행하던 건축 당시엔 긴 아치형 창과 첨탑 등 당대 건축 사조를 반영해 지어졌지만, 이후 르네상스 양식으로 보수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Copyright ⓒ anne arnould, Flickr



이 건축물의 외벽은 다른 색의 벽돌로 이뤄져 알록달록하게 보입니다. 이는 화재로 인해 소실된 벽돌을 복원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어둡고 칙칙한 색의 벽돌은 파괴된 것을 복원한 것이고, 밝은 색의 벽돌은 복원하면서 새로 만든 것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신들의 세계 : 대만 지우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들어온 ‘치히로’와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의 만남을 그린 작품입니다. 개봉 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자리 잡은 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 애니메이션인데요. 여기에 나오는 신들의 세계 역시 실제 장소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만의 ‘지우펀’입니다.



▲ 대만의 ‘지우펀’

Copyright ⓒ cotaro70s, Flickr



타이베이에서 버스로 약 1시간 20분이 걸리는 곳에 있는 지우펀(九分)은 옛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명소입니다. 1920~1930년대 금광 채굴로 번성을 누리던 이곳은 광산이 폐광된 이후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속 배경지로 소개된 이후 다시금 활기를 되찾았다고 합니다.



Copyright ⓒ Morgan Calliope, Flickr



이곳의 건물들은 일본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것으로서, 대만 고유의 건축양식이라기보다 일본풍에 더욱 가깝다고 하는데요. 일본식 목조 건물과 다다미방이 그대로 복원돼 있어 대만 속 일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 속 하늘을 나는 전설의 성 : 크로아티아 모토분


<천공의 성 라퓨타> 포스터



<천공의 성 라퓨타>는 하늘을 떠다니는 전설의 섬 라퓨타에 얽힌 비밀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그만큼 작품 속에서 라퓨타는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는데요, 이곳의 모티브가 된 장소는 바로 크로아티아의 모토분입니다.



▲ 크로아티아의 ‘모토분’

Copyright ⓒ Maesi64, Wikimedia Commons



모토분(Motovun)은 크로아티아 북부 이스트라반도 산악지대에 위치한 중세 마을입니다. 인구 000명 정도의 이 마을은 해발고도 277m 높이의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수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애니메이션 속 천공의 성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Copyright ⓒ Dmitry Sokolov, Wikimedia



1세기경부터 로마인들이 거주했던 이 중세 도시는 1278년에 베네치아 공화국에 귀속됐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두 겹의 두터운 성벽이 현재까지 보존돼 마을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는데요.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 르네상스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은 모두 14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지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이곳 건축물들은 베네치아 공화국 식민지의 전형적인 건축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속 배경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지브리 애니 속의 모티브가 된 실제 장소로 알려지면서 ‘덕후투어’라는 이름으로 많은 팬들이 찾고 있다는데요. 이곳들을 방문한다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 영화 중에 지브리의 작품이 있다면 한번 여행해 보는 건 어떠신가요?


화건은 애니메이션 속 실제 장소들 제2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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