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이야기/직장인 공감

'멍때리기'가 업무 효율을 높인다?


안녕하세요한화건설입니다. :) 


<멍때리기 대회>라고 들어보셨나요?


2014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이색적인 주제로 인해 매년 많은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여기서 ‘멍때리기’아무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3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게 이 대회의 규칙입니다. 시간 체크도, 휴대전화 확인도, 졸거나 잠자는 것도 금지입니다. 마치 스포츠 대회처럼 예술점수(시민투표)와 기술점수(심박체크)를 통해 우승자를 가려 수상합니다.


2018 한강 멍때리기 대회 포스터 / Copyright ⓒ Woopsyang company


얼핏 황당해 보이는 이 대회의 목표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상태로 있는 게 도움이 될까요? 오늘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장인, 스트레스로 지친 직장인이라면 주목할만한 ‘멍때리기’의 효능과 실천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멍때리기'의 효과 1 : 창조적 아이디어 발생



뉴턴은 사과나무 아래 멍하니 있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냈습니다. GE를 창조적 기업으로 이끈 잭 웰치도 GE 회장 시절 매일 1시간씩 창밖을 멍하게 바라봤다고 합니다. 미국 성인의 약 20%는 아무 생각 없이 자동차 안에 앉아있을 때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발표도 있습니다. [각주:1]


이처럼 생각을 비울 때 창의적 결과를 얻기 쉬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사람들이 아무런 생각 없는 상태에 빠졌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른바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 불리는 부위인데요, 이 신경망은 창의적 착상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라이클 박사에 따르면 뇌는 무언가 할 일이 생기면 그 일에 필요한 뇌 부위를 활성화하기 위해 DMN의 활동을 억제합니다. 그리고 자극이 없을 때 다시 DMN을 활성화합니다. 따라서, 생각을 비우고 휴식을 취할 때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쉽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멍하니 있을 때 뇌가 정보전달을 더 잘 하여 특정 작업수행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코넬 대학 연구팀은 여러 얼굴 사진을 차례로 보여준 뒤 현재 보는 사진이 바로 전 단계에서 보았던 사진의 인물과 동일한지를 맞추는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실험자가 DMN이 활성화 됐을 때 유명인의 얼굴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치시켰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작업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고 여겼던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결과입니다.



■ '멍때리기'의 효과 2 : 스트레스 감소와 자신감 향상


‘멍때리기’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인 예술가 ‘웁쓰양’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던 본인의 경험을 계기로 이 대회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열심히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인데요,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이를 경험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심리전문가들은 업무 스트레스로 의욕을 잃은 직장인들에게 그저 멍하게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을 조언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업무를 하기 위한 에너지가 충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일 조금씩 생각을 비우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고 자신감은 한층 높아진다고 합니다. 멍하니 있는 동안엔 뇌에서 발생하는 세타파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세타파란 뇌가 가장 편안한 상황일 때 나오는 뇌파로서, 마음의 안정신체적 이완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생활 속 '멍때리기' 실천법 



직장에서 오랜 시간 ‘멍때리기’를 실천하기란 어렵습니다. 동료와 상사의 눈치도 보이고, 바쁜 업무 탓에 생각을 비울 여유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틈틈이 생각을 비울 방법으론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 방법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걸을 때만이라도 잠시간 아무 생각 없이 있다 보면 하루를 차분히 준비하거나 마무리하는 데 도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대화 중일 때나 이동할 때, 하다못해 누워서 TV를 보는 순간까지도 스마트폰과 함께합니다. 폰만 들면 쏟아지는 정보량을 처리하느라 뇌는 언제나 바쁜 상태로 있게 됐고, DMN이 활성화될 기회도 줄었습니다. 퇴근 후에도 울려대는 업무 관련 ‘톡’은 어쩔 수 없지만, 업무와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시간은 조금 줄여보는 게 어떨까요.



세 번째는 하루 10분 온전히 휴식하기입니다. 하루에 10분씩 모든 업무에서 벗어나 정신과 몸의 긴장을 풀다 보면 정신이 맑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회사 옥상 등에서 차를 마시며 가만히 있어 볼 수도 있고, 잠들기 전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잠깐 먼 산을 바라볼 여유조차 잃은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면, 오늘만큼은 생각을 내려두고 잠시 ‘멍때리기’에 동참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평소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감이 떠오르거나 오랜 고민의 실마리가 풀릴지도 모릅니다.



”멍때리는 시간이야말로 우리의 두뇌를 깨우고 명쾌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기계가 아닌 사람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우리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 신동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멍 때려라!』 중에서-





  1. Lemelson-MIT Invention Index, 200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