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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한 편의 시와 같은 건축물 - ‘알바로 시자’의 건축 이야기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안도 다다오의 ‘한화 인재경영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이 국내에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새로운 공간적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또는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 수상자의 작품이란 이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에 멋진 작품을 남긴 프리츠커 수상자가 또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안양 파빌리온’, ‘아모레퍼시픽 기술 연구원’ 등을 설계한 알바로 시자(Alvaro Siza)입니다. 그의 건축물은 자연 훼손 없이 주변 지형과 잘 어우러지는 특징을 지니는데요, 그 어울림이 마치 한 폭의 시와 같아 ‘건축의 시인’이란 별명도 붙었습니다. 그럼, 알바로 시자의 건축세계로 떠나볼까요?




■ 건축의 트랜스포머 알바로 시자


1933년 포르투갈에서 태어난 알바로 시자(Alvaro Siza)는 어릴 적부터 조각가나 화가가 되길 꿈꿨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힌 그는 포르투대학 건축과에 입학했고, 이후 건축가로서 활약하기 시작했습니다. 26살에 자신의 설계사무소를 개설하고 여든 살이 넘은 지금까지 활발하게 작업을 하고 있으며, 1992년에 건축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프리츠커 상을, 2002년엔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등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Copyright ⓒ Forgemind ArchiMedia / Flickr



“건축가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습니다. 단지 실재를 변형(transform)할 뿐입니다.”


‘변형’이란 단어는 알바로 시자 디자인의 화두라 할 수 있는데요. 그에게 변형이란 건축 부지의 부족한 요소를 파악하고 건물과 자연환경, 새로운 요소와 옛 특성, 감각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 등을 함께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기존의 건축양식을 해당 건축 부지가 갖는 고유한 특성에 맞도록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알바로 시자의 건축 철학입니다.




■ 바다의 경관을 최대한 살린 레사 다 팔메이라 수영장


Copyright ⓒ Christian Gänshirt



1966년에 지어진 ‘레사 다 팔메이라 수영장(Lesa da palmeira)’은 알바로 시자의 초기작으로 그의 고향인 포르투갈 포르투 근교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건축물의 위엄을 돋보이게 하는 랜드마크를 짓기 보다는 자연에 최대한 융합한 건축물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이 수영장의 설계는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거친 지형과 부족한 예산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알바로 시자는 자연환경의 한계를 주 모티브로 삼아 수영장 건축을 훌륭히 마쳤고,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그의 이름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Copyright ⓒ maurizio mucciola / Flickr



레사 수영장의 전면은 바다에서 대지를 향했을 땐 온전히 보이지만, 대지에서 수영장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수영장에 접근하기 위해선 바다로 향하는 콘크리트 복도를 지나야 다다를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낮은 층과 어두운 조도의 실내 휴게실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환한 빛과 함께 바다와 수영장이 나타납니다. 이처럼 ‘빛’을 다양하게 다루는 것 또한 알바로 시자 건축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 절벽 밑의 조각품, ‘이베레 카마르고 재단 미술관


Copyright ⓒ Eduardo Aigner / Flickr



2007년에 완공된 지역 최초의 현대미술관인 ‘이베레 카마르고 재단 미술관(Museum for Ibere Camargo Foundation)’은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미술관 건립 역시 자연 요소의 제한으로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파른 절벽, 복잡한 고속도로, 그리고 강을 사이에 둔 지형 요소를 고려한 설계를 완성한 후 알바로 시자는 스스로도 이 프로젝트가 버거웠다고 표현했습니다.



Copyright ⓒ Eugenio Hansen, OFS



그럼에도 지역 문화와 유럽적인 감수성을 결합시킨 대담한 구조의 미술관이 탄생해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 건물은 절벽과 마주하고 있는 독특한 지형에 세워졌는데요, 절벽을 마주한 면은 반듯하게 처리하고, 고속도로를 마주한 면엔 세 개의 경사진 통로를 건물 외부로 내어 거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이뤘습니다.




■ 직선과 곡선의 아름다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Copyright ⓒ 한국관광공사



2009년에 완공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Mimesis Art Museum)’은 ‘미메시스’ 출판사가 운영하는 미술관으로서, 우리나라의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상점, 카페, 전시장이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인 이곳은 알베루 시자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최고라 밝힌 곳으로 유명합니다.



Copyright ⓒ hiroki toyosaki / Flickr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건물에서 나타나는 직선과 곡선의 아름다운 조화는 알바로 시자의 시그니처 스타일입니다. 건물의 회백색 외벽과 물결치듯 굽어있는 곡선 사이로 보이는 파란색 하늘의 조화가 이 건물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꼽힙니다. 전시공간에는 가급적 인조광을 배재하고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을 경험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지금까지 알바로 시자와 그의 대표작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지형과 자연의 빛을 살린 건축철학이 참 인상적인데요, 국내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단 사실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시간이 된다면 국내에 있는 알바로 시자 건축물을 나들이 장소로 삼아 들러보시면 어떨까요? 건축이 주는 공간적 아우라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음에도 한화건설은 멋진 건축물 이야기와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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