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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2019 프리츠커상을 빛낸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문학,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경제학, 평화 분야의 노벨상, 과학 소설과 환상문학 작품에는 휴고상, 컴퓨터 과학분야는 튜링상 등 각 분야에는 최고 권위 상이 있는데요. 건축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은 바로 프리츠커상입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릴 만큼 위엄이 대단한 프리츠커상의 올해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일본의 건축계 거장, 이소자키 아라타입니다.




■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


▲ 프리츠커상 홈페이지



프리츠커상은 1979년 하얏트호텔 창업자 제이 프리츠커(Jay A Pritzker)가 제정했으며, 건축 예술을 통해 인류와 건축 환경에 기여한 건축가에게 매년 수여하고 있습니다. 기타 다른 건축 상이 건축의 실무적인 부분을 주목했다면, 프리츠커상은 현대 건축에서 미적인 부분과 건축가의 건축관에 주목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리츠커상을 거쳐간 건축가로는 서울의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빛의 교회’의 안도 다다오, 홍콩의 랜드마크 중국은행 타워를 설계한 이오밍 페이 등이 있는데요. 세 사람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건축세계관을 확립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 2019년 프리츠커상을 빛낸 이소자키 아라타


▲ 이소자키 아라타 / Copyright ⓒ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2019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소자키 아라타는 프리츠커상의 초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그는 알았을까요? 40년 후 자신이 그 상의 수상자가 된다는 것을요.


이소자키 아라타는 도쿄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건축의 선구자 ‘단게 겐조(1987년 아시아 최초 프리츠커 수상자)’ 수하에서 건축가로서 업적을 쌓기 시작합니다. 도시와 건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메타볼리즘(Metabolism)을 바탕으로 도시건축 구상을 제안하고, 포스트모더니즘에 기반한 감각적인 디자인에 동서양의 건축기술을 접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러 작품을 통해 스승 단게 겐조 못지 않은 감각과 건축세계를 선보이며, 현존하는 일본 건축계의 거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그럼, 이소자키 아라타의 건축들을 살펴볼까요?




■ 기타큐슈 시립미술관

 

▲ 기타큐슈 시립 미술관 / Copyright ⓒ FUJITSUKA Mitsumasa



기타큐슈 시립 미술관은 이소자키 아라타의 초기 작품으로 1974년 설립되었습니다. 외관이 안경을 연상시켜 ‘언덕 위의 쌍안경’이라 불리는 이 작품은 ‘일본의 공공 건축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영화 <데스노트>와 <도서관전쟁>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일본 여행객들에게는 관광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 카타르 도하 국립컨벤션센터

 

▲ 카타르 도하 국립컨벤션센터 / Copyright ⓒ Hisao Suzuki


 

▲ 카타르 도하 국립컨벤션센터 / Copyright ⓒ Hisao Suzuki



2011년 완공된 ‘카타르 국립컨벤션센터’는 중동에서 가장 큰 전시 센터 중 하나입니다. 이슬람의 상징 ‘시드라 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센터의 파사드는 나무들이 건물 지붕 캐노피를 받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과학과 연구 중심지 도하에 위치한 컨벤션 센터는 최첨단 전시 공간을 자랑합니다. 지붕 위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해 전체 에너지의 12.5%를 태양열로 사용하였고, 채광 창으로 비치는 자연의 빛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모범적인 결과를 달성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2015년 카타르의 환경 캠페인인 ‘Tarsheed’에서 ‘최우수 절약형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구. 오이타 현립 도서관(오이타 아트플라자)


▲ 구. 오이타 현립 도서관 / Copyright ⓒ Yasuhiro Ishimoto



이소자키 아라타(1931년생)는 일본 남쪽 섬, 규슈 ‘오이타’ 출신으로 14세 나이에 히로시마, 나가사키 폭격을 경험했습니다. “나는 폐허에서 자랐다. 건축에 대한 내 첫 경험은 건축의 공백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 때의 경험은 건축계 거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고, 그만의 건축 사상을 견고하게 했습니다.


1996년에 완성된 구. 오이타 현립 도서관은 이소자키 아라타의 고향에 깊은 애정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성장하는 건축물’이라는 철학을 담은 이 작품은 돌출된 디자인으로 도서관의 성장 가능성을 나타냈고, 채광을 이용해 내부로 빛이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표출합니다. 완공된 해에 ‘일본 건축학회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도코모모 재팬(DOCOMOMO JAPAN)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도서관은 이전했지만 도서관 자리를 시민들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조하고, 건물명을 ‘오이타 아트플라자’로 용도를 변경하여 오이타 시민들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홀


▲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홀 / Copyright ⓒ Chen Hao



심플하고 담백한 구조가 특징인 중국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홀(SSH)’은 2014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공연장은 1,200개의 좌석과 400개의 녹음 시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근 지하철의 소음과 진동을 막기 위해 지반 위에 용수철을 설치한 중국 최초의 ‘공중에 떠있는 건축물’입니다.


콘서트 홀 주변 건물은 모두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건물인데요, 콘서트 홀도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벽돌을 주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홀 외관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일부러 찾아오지 않는 이상 공연장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합니다.




■ 아크 노바 (Ark Nova)


▲ 이소자키 아라타 / Copyright ⓒ Iwan Baan



풍선처럼 보이는 이 조형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세계 최초의 공기 주입식 공연장 ‘아크노바(ArkNova)’입니다.


보라색 도넛 모양의 공연장은 필수 요소인 무대와 사운드 장치만 장착하였고, 공기를 통해 팽창시킬 수 있는 비닐 막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막은 접을 수 있고, 장비는 분해할 수 있어 각각 다른 장소로 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공연장은 넓이 30m, 길이 36m, 최대 높이 18m로 약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석 구비가 가능하고, 내부는 천장 가운데를 중심으로 휘돌아지는 곡선 구성과 외부에서 유입된 빛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아크 노바’는 이소자키 아라타와 인도 출신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와 공동 작업한 작품인데요.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세계적인 음악 축제 ‘루체른 페스티벌 아크노바 마쓰시마 2013’를 위해 마련된 공연장으로 ‘희망풍선’을 띄우자는 흥미로운 발상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2013년에 개관한 공연장은 약 3년간 피해 지역을 순회하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프리츠커상 선정위원회는 “이소자키 아라타의 건축은 건축사와 이론에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아방가르드를 포용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신선하다.”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동양의 유려함과 서양의 모던함이 결합된 그의 건축세계. 언젠가 위에서 소개된 건축물이 있는 도시로 여행을 떠난다면 꼭 한번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화건설은 다음에도 유익한 정보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