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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우주선을 닮은 미술관까지 – 세계의 기발한 미술관들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조용한 전시관 내부를 거닐다 마음에 닿는 그림 한 점을 마주할 때의 감동, 벽에 걸린 작품이 내뿜는 아우라, 입구부터 출구까지 관람객의 몰입이 이어지도록 세심하게 기획한 큐레이터의 손길… 미술관에서 만나는 예술작품은 책이나 모니터 화면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또한, 잘 지어진 미술관은 좋은 전시 때문만이 아니라 멋진 여가공간으로서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기도 하지요. 수려한 건축미로 한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혁신적이고 기발한 디자인으로 매력을 발휘하는 세계 유명 미술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 우주선을 닮은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마을 한복판에 우주선이 떨어진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위치한 현대미술관 ‘쿤스트하우스(Kunsthaus)’는 마치 동네에 불시착한 비행물체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곳은 지역민들에게 ‘친절한 외계인’이란 별칭으로 불릴 만큼 특이한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형체를 정의하기 어려운 푸른색의 외장, 외관에 박혀있는 수백 개의 형광등, 촉수처럼 튀어나온 채광창으로 이뤄진 무정형 구조물입니다. 


 

▲ 쿤스트하우스

copyright Ⓒ Marion Schneider & Christoph Aistleitner / Wikimedia Commons



영국의 건축가 ‘피터 쿡(Peter Cook)’과 콜린 푸르니에(Colin Fournier)가 설계한 이 건물은, 유럽의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며 2003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미술관이 위치한 그라츠는 원래 동서 지역 간의 생활 및 문화 격차가 큰 곳이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들의 격차를 해소하고, 서민층이 거주하는 서쪽지역을 문화 공간으로 개발하고자 했는데요. 이러한 개발 의지를 상징하는 곳이 바로 쿤스트하우스입니다. 전통적 건물 사이에 들어선 전위적인 현대 건축물로,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답니다. 


 

▲ 쿤스트하우스

copyright Ⓒ Stephan Weinberger / Wikimedia Commons



총 4층 규모인 이곳은, 철근 콘크리트의 기본 구조 위에 푸른색의 굴곡진 아크릴판으로 장식돼 있습니다. 또한 내부는 흰 회반죽과 철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 건물의 매력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점인데요. 낮엔 둥그런 지붕 위의 촉수처럼 생긴 노즐 채광창을 통해 자연광이 스며들고, 밤엔 건물 외장에 설치된 930개의 형광등이 컴퓨터 시스템에 따라 시시각각 점멸하며 화려하게 빛납니다. 표면에 다양한 이미지와 영화가 비춰지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 쿤스트하우스

copyright Ⓒ Thomas Ledl/ Wikimedia Commons



두 지역 간의 통합을 도모하도록 만든 문화공간인 쿤스트하우스는, 다양한 현대미술의 실험장으로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시관 자체의 소장품이나 상설 전시는 없으며, 여러 분야의 현대 예술 작품을 기획, 전시하고 있답니다. 전시회 외에도 각종 행사와 회의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 컬러풀한 철골 외관이 그대로! 프랑스 ‘퐁피두 센터’

 

▲ 퐁피두 센터

copyright Ⓒ Olivier Bruchez / Flickr



독특한 외관의 미술관은 프랑스에도 존재합니다. 바로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조르주 퐁피두 국립 예술문화 센터(Pompidou Center)’인데요. 유럽 최고의 현대미술 복합공간이자 파리 문화예술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퐁피두 센터’란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리는 이곳은, 컬러풀한 건물 철골을 그대로 드러낸 외형으로 유명하답니다.


 

▲ 퐁피두 센터



배수관과 가스관, 통풍구 등이 밖으로 노출된 파격적인 퐁피두 센터 외관은, 개관 당시에 현대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채택된 이탈리아의 건축가 렌조 피아노, 영국의 리처드 로저스, 구조기술자 피터 라이스가 한 팀을 이뤄 설계했고, 이 센터의 창설에 힘을 쏟은 대통령 조르주 퐁피두의 이름을 따 1977년에 개관했습니다. 이 건물은 지상 7층, 지하 1층으로 이뤄졌는데요. 강철 외골격 구조 위에 적색, 흰색, 청색의 길고 휘어진 유리 튜브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 퐁피두 센터

copyright Ⓒ Reinraum / Wikimedia Commons



형형색색의 철골 트러스 속엔 국립 근대 미술관, 도서관, 현대 음악 연구소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곳은 국립 근대 미술관으로, 약 1,400점에 달하는 작품을 볼 수 있는데요. 회화, 조각, 사진, 영화, 뉴미디어, 건축 등 전시 장르가 다양합니다. 마티스, 피카소 등 세계 각국 유명 미술가의 대작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센터 최상층엔 파리 시내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센터 밖 광장엔 조각 분수 공원이 있어 다양한 문화생활을 한번에 즐기기 좋습니다.




■ 덴마크 ‘아르켄 근대미술관’ 


덴마크 코펜하겐 남서쪽의 인공 해변에 위치한 ‘아르켄 근대미술관(Arken Museum of Modern Art)은 멀리서 얼핏 바라보면 건물이라기보단 마치 바다에 정박해있는 선박처럼 보입니다. 주변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바닷가의 모습을 담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아르켄 근대미술관 

copyright Ⓒ Nico / Wikimedia Commons



아르켄 근대미술관의 ‘아르켄’은 노아의 방주(Ark)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주변에 아무런 건물 없이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이 건물 명칭과 잘 어울리지 않나요? 이곳은 근대미술관 설계 공모전에 우승한 건축학도 소렌 로버트 룬드에 의해 설계됐는데요. ‘해변의 난파선’이란 그의 구상에 따라 배 모양의 미술관과 주변의 모래 경계를 만들었습니다. 


 

▲ 아르켄 근대미술관 

copyright Ⓒ Hemmingsen / Wikimedia Commons



이곳은 하얀 콘크리트 벽과 바닥, 강철 빔, 예리한 외곽선과 정확한 각도를 통해 선박 모양을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외형만 비슷하게 한 것이 아니라 내부 공간까지 배를 형상화했습니다. 미술관의 내부로 들어가는 공간은 매우 좁고 길어 마치 선실 내부 통로를 통과하는 기분이 든답니다. 또한 건물의 한쪽 벽은 평평하게, 또 다른 한쪽은 굴곡진 타원형으로 만들었는데요. 평평한 벽 쪽엔 여러 개의 작은 전시 공간이 있고, 굴곡진 곳엔 휴게실과 다기능 홀이 있습니다. 


 

▲ 아르켄 근대미술관 

copyright Ⓒ Johan Wessman / Wikimedia Commons



아르켄 근대 미술관은 선박 모양의 외관으로도 유명하지만, 덴마크의 컨템퍼러리 미술관이라는 의의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은 약 400여 점의 컨템퍼러리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공식적으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작품을 다루고 있으나 대부분 1990년대 이후 작품들입니다. 이곳에선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답니다. 




공간 자체가 예술적 가치를 가진 미술관들! 전시관의 역할을 뛰어넘어 그 자체로 예술이 되겠다는 바람이 느껴지지 않나요? 위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건축 미학을 살필 수 있는 독특한 미술관도 함께 둘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물을 바라보는 순간부터 전시회가 시작된답니다.


앞으로도 한화건설은 가치 있는 건축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