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스마트폰 클릭 한 번이면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서점은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몇 년 전부터 개성 넘치는 독립서점들이 20대의 문화생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가 하면, 지난해엔 도쿄 책방 여행기를 다룬 책 <진작 할 걸 그랬어>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지요.
이처럼 독특한 콘셉트를 지닌 책방들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 기능하는데요. 오늘은 세계 각지의 이색 서점들을 찾아 떠나보겠습니다.
■ 해리포터 탄생에 영감을 주다 – 포르투갈 ‘렐루 서점’
▲ 렐루서점 외관
copyright Ⓒ Rastrojo / Wikimedia Commons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 포르투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1906년 문을 연 ‘렐루 서점(Livraria Lello)’ 입니다. 이곳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이자, 관람료로 버는 수입이 책 판매 수익보다 더 많은 관광명소이기도 합니다.
▲ 렐루서점의 웅장한 내부
렐루 서점이 이토록 많은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영국의 유명 작가 ‘조엔 K. 롤링’에게 영감을 준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롤링은 포르투에서 영어 교사를 하던 시절 이곳에 차주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소설 ‘해리포터’ 속 설정 곳곳에 렐루 서점에서 받은 영감이 녹아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의 산실이라니, 해리포터 마니아에겐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겠죠?
▲ 렐루서점 내부
copyright Ⓒ Michał Huniewicz / Wikimedia Commons
이 서점의 또다른 인기 비결은 건물 구조의 아름다움에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서점 문을 여는 순간 펼쳐지는 웅장한 분위기에 압도되곤 하는데, 아루누보 양식의 천장, 벽, 책장, 계단 모두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가득 연출합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1층부터 3층까지 빙글빙글 굽이져 오르는 계단인데요. 계단 뒤쪽엔 화려한 아르누보 스타일의 식물 문양이 빈틈없이 조각돼 있다고 합니다.
▲ 렐루서점 내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천장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서점 안을 은은한 빛으로 채우며 신비로움까지 더해주고, 천장과 맞닿은 금갈색 서가엔 유려한 조각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서점에 들어선 많은 방문객들이 ‘해리포터’ 속 마법학교 ‘호그와트’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죠?
■ 오페라 극장을 개조한 서점 – 아르헨티나 ‘엘 아테네오’
▲ 엘 아테네오 외관
copyright Ⓒ Philip Choi / Wikimedia Commons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번화가에 위치한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El Ateneo Grand Splendid)’의 외관은 여느 평범한 서점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그 화려함에 입에 떡 벌어지게 되지요. 무대와 관람석, 샹들리에와 커튼 등 서점답지 않은 인테리어로 꾸며진 이 곳은 원래 오페라 극장이었습니다.
건축가 페로와 토레스가 설계한 이 건물은 1919년 오페라 극장으로 개관할 당시 건축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 최초의 무성영화와 유성영화가 상영되고 탱고 경연대회가 개최되는 듯 문화예술의 중심지로도 명성을 떨쳤죠. 그러다 2000년, 건물에 새로운 영혼이 담기게 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출판업을 하는 그라시아 가문이 건축가 페르난도 만조네와 함께 건물을 서점으로 탈바꿈 시킨 것입니다.
▲ 엘 아테네오 내부 copyright Ⓒ Deensel / flickr
서점 내부는 오페라 극장으로 지어진 건물답게 장엄하고도 화려한 건축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객석이 있던 장소는 20만권의 장서와 3만점의 음반으로 채워져 있으며, 무대 및 박스석은 독서 공간으로 꾸며져 있지요. 무대 양편의 유럽풍 발코니와 건물 곳곳 숨어있는 섬세한 조각들도 오페라 극장 시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한편, 돔 천장엔 과거 모습 그대로의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은 1차 대전 후에 찾아온 평화와 번영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 엘 아테네오 내부 copyright Ⓒ Galio / Wikimedia Commons
매장 면적이 무려 2,000㎡에 달하는 이곳엔 ‘중남미에서 가장 큰 서점’이란 타이틀이 따라다니곤 하는데요. 최근엔 그 규모뿐 아니라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었다고 합니다. <네셔널지오그래픽>잡지가 이 서점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선정한 것입니다. 건물이 지니고 있는 역사를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리모델링을 진행했기에 이처럼 독특한 아름다움이 탄생한 게 아닐까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놀러가신다면 발코니석에 앉아 악기 대신 책들이 연주하는 오페라에 빠져 보시는 게 어떨까요.
■ 중세 성당의 분위기를 간직하다 - 네덜란드 ‘부칸들 도미니카넌’
▲ 도미니카넌 서점 외관 copyright Ⓒ Otter / Wikimedia Commons
이번에 소개할 장소 역시, 원래는 다른 용도의 건물이었지만 현재는 아름다운 책방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입니다. 바로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 있는 ‘부칸들 도미니카넌(selexyz dominicanen)’ 서점입니다. 2014년까지는 ‘셀렉시즈 도미니카넌’이란 이름으로 운영됐기에, 여행객들에겐 예전의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 서점 건물의 역사는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294년 지어진 이 곳은 원래 ‘성 도미니크 교회’란 이름의 성당이었습니다. 네덜란드에 처음으로 세워진 고딕양식 건축물로서, 1794년까지 웅장한 성당의 역할을 했지요. 이후 오랜 세월, 강산이 변하는 만큼 건물의 용도도 숱하게 바뀌어 왔는데요. 창고, 자전거 보관소, 소방서, 복싱장, 콘서트 홀 등을 거쳐 2006년에 이르러서야 지금과 같은 서점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 도미니카넌 서점 내부 copyright Ⓒ Kevin Gessner / flickr
중세시대 건축된 건물을 서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네덜란드 전역에 서점 체인점을 보유한 기업 ‘셀렉시즈’의 경영주 톤 하르메스였습니다. 그는 어느 날 문득 ‘뻔한 건물 대신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에 지점을 내보자’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800년 넘은 성당을 리모델링 한다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마스트리흐트 교구에서 서점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천장 벽화를 복원하는 등 원래 성당의 모습을 보존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 도미니카넌 서점 내부 copyright Ⓒ Kevin Gessner / flickr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공사 진행 내내 고려할 점도 많았습니다. 기존 건물 구조를 조금도 변경할 수 없었고, 언젠가 철수할 때 원상 복구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까지 공사 전반에 걸쳐 고려해야 했지요. 하지만 힘들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 만큼 결과물은 아름다웠습니다. 영국 가디언지가 “천국에서 만든 서점”이라 극찬할 만큼 성스럽고도 웅장한 서점이 탄생한 것입니다. 원래 건물의 원형을 최대한 살린 덕분에, 고풍스럽고 웅장한 중세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것이 이 서점의 특징입니다.
▲ 도미니카넌 서점 내부 카페 copyright Ⓒ giggle / Wikimedia Commons
부칸들 도미니카넌 서점은 고딕 건물답게 높디높은 천장을 갖고 있는데요.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을 활용해 4단 책장을 설치한 센스가 돋보입니다. 검은색 철제로 된 3층 높이의 서가 중앙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어 이용객들이 오르내릴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또한, 건물 중앙부의 카페도 독특한데요. 길고 높은 고딕식 창을 통해 풍부한 빛이 들어오는 가운데, 십자가 모양의 긴 테이블이 놓여있어 성스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와 건축미, 독특한 분위기까지 갖춘 이색 서점들을 살펴봤습니다. 위 세 곳의 서점이 유명해진 건, 단순히 책을 파는 장소에 머물지 않고 건물 자체에 문화ㆍ역사적 가치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장소로 여행을 떠나신다면 책 읽는 즐거움을 넘어 ‘머무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서점’이란 장소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기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한화건설은 더욱 흥미로운 건축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