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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거장들의 말·말·말 ②동양편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서양 건축가 5인의 어록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둘러본 건축계 거장들의 말·말·말 ①서양편을 읽으셨나요? 건축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뛰어넘어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문장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건축의 ‘거장’은 서양에만 있지 않겠죠?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곳곳의 건축가들도 훌륭한 건축물과 깊이 있는 통찰을 남기고 있습니다. 


세계 유명 건축가들의 말, 말, 말! 오늘은 아시아로 눈을 돌려 건축가 3인의 어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건축계 거장들의 말·말·말] 시리즈 순서


 서양편 (링크)

② 동양편






 한국 - 모더니즘 건축의 1세대 '김중업'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중업은 평양중학교를 졸업한 뒤 요코하마고등공업학교 건축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졸업 후 유럽에 진출한 그는 세계적인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를 만나 유일한 한국인 제자가 됐는데요, 르 코르뷔지에 아틀리에에서 모더니즘 건축의 최전선을 경험하고 귀국한 그는 전쟁 후 초토화된 한국 땅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근대에도 이런 벅찬 작품들이 있기에 세계는 아직도 희망을 걸 만도 하지 않은가.” 르 코르뷔지에의 롱상교회와 안토니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을 보고난 뒤 김중업은 이와 같은 메모를 남겼습니다. 특히, 르 코르뷔지에는 특유의 조형감각뿐만 아니라 인생관, 직업정신 전반에 걸쳐 김중업에게 영향을 끼쳤죠. 





‘인간을 위한 건축’을 행했던 르 코르뷔지에의 제자답게 김중업의 작품세계에서도 인간은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건축은 인간을 위한 찬가입니다. 알뜰한 자연 속에 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또 하나의 자연입니다.”라는 그의 말이 이를 보여줍니다.


르 코르뷔지에 등 당대 서구 모더니즘 건축가의 영향을 크게 받은 김중업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서양의 가치만 추구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한국적 모더니즘을 실천했던 그의 작품엔 세계성과 지역성, 두 가치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제주대학교 본관의 경우, 철저하게 르 코르뷔지에의 규칙을 적용하면서도 제주도만의 지역 조건을 배려해 설계됐지요.


김중업이 남긴 건축물들은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곳곳에 남아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떤 건물들이 그의 작품인지 궁금하시다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김중업 다이얼로그>전시 리뷰를 클릭해보세요.


▶ 한국 근현대건축의 거장을 만나다 <김중업 다이얼로그> 展 (링크)




 일본 -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 '안도 다다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의 대중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 안도 다다오(Ando Tadao)는 단 한 번도 전문적인 건축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7년 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습니다. 그럼에도 안도 다다오는 일본 건축학회상을 시작으로 알바 알토상, 순수미술 진흥상, 그리고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 등을 수상하며 건축가로서의 명성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안도 다다오의 작품에선 자연 요소가 큰 역할을 하며, 건축물은 그 주변의 자연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물’과 ‘빛’을 활용한 점인데요. 그의 건축물에서 물은 편안함과 경건함을 전해주며, 자연의 빛은 밝고 어두움을 대비시키는 데 활용됩니다. 그리고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는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이처럼 자연적 요소와 건축적 요소가 어우러진 그의 작품들은 “훌륭한 건축의 조건은 인간과 자연, 공간의 합일점을 찾는 것”이란 그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에 방문하면 경건하고도 고요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거창한 장식도 화려한 색상도 없기에, 바람과 빛, 물이 건네는 말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되지요. 방문객들이 자연이 건네는 말에 집중하는 동안, 건축물은 그 어떤 방해도 하지 않습니다. “나는 건축이 너무 말을 많이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란 그의 주장은, 자연이 이야기할 자리를 남겨둬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은 한화건설 블로그에서도 여러 차례 다뤘습니다. ‘빛의 교회’, ‘스미요시 연립주택’ 등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물론, 우리나라에 위치한 ‘본태박물관’, ‘한화건설 인재경영원’도 소개돼 있으니 아래 링크 글에서 만나보세요.  


▶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야기

▶ 제주에서 만나는 현대 건축물 투어 ②본태박물관

▶ 조경, 예술이 되다! 현대 건축 속 독특한 정원 이야기 




 이라크 - 곡선의 여왕 '자하 하디드'


마지막으로 살펴볼 건축가는 이라크 출신의 자하 하디드(Zaha Hadid)입니다. 그녀는 여성 최초이자 유일의 프리츠커 수상자이며, 유럽연합 현대 건축가상, 토머스 제퍼슨 메달, 영국건축협회 로열 골드 메달 등 수많은 상을 휩쓸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선 DDP를 설계한 건축가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녀는 한 인터뷰를 통해 “직선으로 평평하게 이뤄지지 않은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검정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건축에서도 그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곡선의 여왕’다운 인터뷰 답변이지요. 실제로 그녀는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곡선과 굴곡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펼쳐보이곤 했습니다. 유연하면서도 기하학적인 곡선 속을 거닐며, 방문객들은 기존에 경험한 적 업는 새로운 공간감을 느끼게 되지요. 또한, 비대칭 구조의 천장이나 휘어지듯 연결된 동선은 건물 안팎 사람들의 궁금증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렇듯 다양하고 독창적인 건물을 디자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라크 출신이며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적인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성 중심적이던 건축계에서 자신의 색과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는 건 투쟁에 가까운 일이었지요.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건축가로서의 삶을 돌아보며, 그녀는 “건축이란 끊임없는 투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신과 비슷한 여성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믿고 인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그녀. 자하 하디드가 굳세게 추구해나가고자 했던 ‘곡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서 그녀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세요.


▶ 도시에 상상력을 남기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이야기




오늘 다뤘던 건축가 3인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자신의 신념을 곧게 밀고 나간 결과, 건축계의 ‘거장’으로 우뚝 섰다는 점입니다. 김중업은 대한민국이 아직 약소국이던 20세기 초, 우리나라 모더니즘 건축의 선구자로서 험준한 길을 개척했지요. 안도 다다오는 전문 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편견을 이겨냈고요. 자하 하디드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싸우며 프리츠커상 수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 앞엔 어떠한 걸림돌이 놓여 있나요?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것만은 지키고 싶다, 생각하는 신념은 무엇인가요? 오늘 살펴본 건축가 3인의 스토리가 작게나마 도움 됐기 바랍니다.


한화건설은 다음에도 멋진 건축가 이야기와 함께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