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숨쉬기조차 힘들만큼 매해 여름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아마도 환경파괴에 의한 이상 고온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환경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화건설 환경연구소 분들인데요. 그 중에서도 하수처리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신경숙 차장님과 함께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토목환경사업본부 환경연구소 신경숙 차장입니다. 환경연구소에서는 환경사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환경분야의 신공법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기술개발업무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기술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에서는 정수처리, 하·폐수처리, 해수담수화 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고 저는 하수처리분야의 환경신기술개발과 사업화 지원 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 환경연구소 신경숙 차장
Q2. ‘하수처리분야’는 생소한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정에서 사용되고 버린 물은 관로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이송됩니다. 하수처리장에서는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기반으로 하수 중에 있는 오염물질을 법적 방류수질 이내로 처리하여 다시 하천이나 바다로 방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흔히 BOD라고 부르는 유기물질이나 부유물질을 제거하는 1차적인 처리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수계의 부영양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 인과 같은 영양염류의 제거가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질 기준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엄격한 편입니다.
건설회사에서 하수처리 연구분야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수질규제에 맞춰 처리 효율이 높고 경제적인 첨단 처리공법을 개발하여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신기술로 인증을 받고,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수처리장 건설사업에 참여해 수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일반적인 하수처리 과정
Q3. 차장님께서 개발하신 주요 기술이 궁금합니다.
저는 2003년에 환경연구소로 입사했는데요. 그때 당시 국내에서는 제 3세대 처리기술로 불리는 분리막을 이용한 수처리기술개발이 막 시작되는 단계였고, 우리회사가 가장 선도그룹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분리막을 이용한 하수처리기술(MBR공법*)을 주로 개발했고, 우리회사 최초의 MBR공법인 HS-aMBR과 슬러지를 원천적으로 감량시키는 DF-MBR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총인처리를 일체화한 초고도하수처리 PRO-MBR을 개발해 모두 환경부 신기술인증을 받았습니다.
분리막을 이용한 하수처리기술(MBR)은 완벽한 고액분리가 가능해 처리수질이 탁월하고, 컴팩트하게 공정구성이 가능해, 수질규제가 엄격하고 부지면적이 제한적인 국내 하수처리장에 적합한 기술입니다. HS-aMBR과 DF-MBR공법은 국내 하수처리장 10여곳에 적용되어 가동되고 있고, 현재는 PRO-MBR의 사업화를 위해 노력 중에 있습니다.
* MBR(Membrane Bio-Reactor) 공법 : 일정한 공극을 갖는 분리막을 하수처리공정에 도입하여 기존의 중력식 침전을 대신해 완벽하게 고액분리를 하는 3세대 하수처리기술
▲ 계룡하수처리장에서 운영한 PRO-MBR공법 파일롯플랜트 전경
▲ 파일롯 견학프로그램 운영 중 기술을 설명하는 모습
Q4. R&D 분야 중에서 ‘하수처리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학부 때 하수처리장견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코를 막고 사이드로만 빙빙 돌았는데요. 설명을 듣다 보니 공기방울이 나오는 커다란 콘크리트 구조물에 물이 담겨 있다가 나가는 것 같은데 맑은 물로 변신해 방류되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별다른 첨단기술이 없어 보였던 하수처리장이 미생물의 성장조건을 활용해 오염물질의 제거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니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환경공학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3D라고 꺼리는 하폐수처리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물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면서 ‘검은 황금(Black Gold)’으로 불리는 석유에 비교해 ‘Blue Gold’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물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물산업은 앞으로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Q5. 업무를 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한화건설 하면 떠오르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는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라크는 하수처리장이 거의 없고 수질규제도 미흡한 상황이라 당초에는 활성슬러지법이라 불리는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일반공법을 적용하기로 했으나, 향후 이라크를 위해서라도 당사의 우수한 기술을 적용하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라크 측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법을 받아드려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공법승인을 주저하는 상황이 발생해 기술브리핑을 통한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영어 기술소개가 익숙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곳에 가야 하는게 처음에는 무척이나 두려웠는데요. 수시로 이라크를 다니면서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해외사업본부 분들을 보면서 용기를 내 기술발표준비를 했고, 현재는 우리회사의 HDF공법이 반영된 205,000m3/d규모의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수의 건설사들도 해외사업을 할 때는 보통 자사의 공법보다는 일반공법을 적용하는데, 공법변경승인을 받아야 하는 힘든 과정을 마다하지 않은 우리 회사의 선택이 기술자로서 매우 감명 깊었습니다.
▲ HDF공법으로 건설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하수처리장 공사 전경
Q6. 실제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고 계시는지요?
연구개발직무를 갖은 분들의 공통점일텐데요.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개발해야 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기존 기술 대비 신규성, 차별성에 집중하다 보면 자칫 새롭기는 하나 현장적용이 어려운 특허출원용 기술에 머물 수도 있기에 시공성, 유지관리 편이성, 경제성 등 다방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하수처리시설에서는 공법 못지않게 기계, 전기 등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기술개발과정에서 사내 전문가분들과 현장의 조언을 많이 듣고 협업하며 현장 적용성이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개발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연구소 동료들과 브레인스토밍을 자주 합니다.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경험과 지식을 나누다 보면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자주 나오더라구요.
▲ 환경연구소 팀원들과 신경숙 차장(오른쪽 아래)
Q7. 환경분야 업무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환경분야는 생활의 질과 가장 직결되는 기본적인 사회인프라를 제공합니다. 1840년 이후 160년동안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킨 과학/의학계의 업적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 1위가 무엇이었을까요? 놀랍게도 ‘상하수도의 발전’으로 인해 수인성 전염병으로 해방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엔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마스크를 쓰다가, 쾌청한 날이 오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경험을 해봤을 거에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이 가능하도록 과학적인 접근으로 현실화 하는 것, 이것이 환경을 연구하고 환경시설물을 건설하는 분야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Q8. 여성으로서 건설회사에 근무하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특별히 건설회사라서 어려운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 두 아이의 엄마인데요. 요즘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이란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고 회사의 육아 배려 제도도 잘 갖춰져 있지만, 그래도 당사자들은 아마 여전히 힘들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지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땐 파일롯 플랜트가 수원하수처리장에 있어서 일주일에 3번정도 가야 했고, 둘째 아이 땐 매일 대전하수처리장으로 가서 실험을 했습니다. 기술개발이 완료돼 실제 하수처리장에 반영되면 그때부턴 시운전지원이나 공정교육, 현장애로 기술지원 등으로 출장이 잦아지거든요.
그래서 전 늘 제가 지금껏 회사를 다닐 수 있게 한 일등공신으로 주저없이 KTX를 꼽습니다. 일과 가정 사이를 분주하게 다녀야 하는 저에게 시간을 절약해준 KTX가 참 고맙습니다. 그러고 보니 철도분야의 발전이 저를 건설회사에 오랫동안 몸 담을 수 있게 도와 준 거네요.
Q9. 건설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자 후배들에게 조언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10여년 전, 저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토목 관련 전문학회지 여성칼럼이라는 코너에 기고문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과감하게 제가 타이틀을 잡았던 것이, ‘최초가 아니라 최고를 목표로’였습니다.
과거엔 사회적으로 역할을 맡은 여성분들의 타이틀 앞에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상황은 많이 좋아져 투쟁하듯이 일해가며 뭔가를 최초로 해내야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우리 여성 건설인들은 누구나 그러하듯 최고를 목표로 늘 자기자리에서 노력하면 되는 지극히 평범한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건설회사는 아직까지 여성직원의 비율이 낮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희소한 존재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목을 받게 되고, 때때로 업무영역이 제한될 것이라고 지레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주목을 받는 만큼 나를 더 알릴 수 있고, 그만큼 기회를 더 갖을 수도 있습니다. 최고를 목표로 할 자신만 있다면, 건설회사에 주저없이 도전하시고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Q10.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연구소에서 16년째 기술개발업무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연구개발을 완료해 신기술인증을 받고 나면 다른 R&D아이템을 찾고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과정에서의 참여라던지, 그 기술이 실제 운영되면서 개선되고 보완되어야 할 사항에 대한 F/U이 늘 아쉬웠습니다. 올해는 신규 하수처리장 프로젝트에 설계단계부터 참여해서 개발된 공법이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전 과정을 경험해 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늘은 한화건설 환경연구소 신경숙 차장님을 만나 하수처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최초’가 아닌 ‘최고’라는 이야기처럼 사회의 첫 발을 내디딘 후배분들에게 많은 도움은 주는 인터뷰였기를 바랍니다. :)
그럼, 한화건설은 다양한 직원들의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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