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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고대 건축물 속 숨겨진 ‘황금비’를 찾아라!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황금비’ 혹은 ‘황금비율’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인간이 인식하기에 가장 균형적이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비율을 뜻하는 황금비(Golden ratio)는 미술, 음악,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비율은 어떻게 정해졌으며 어떤 건축물들에 적용돼 있을까요? 


오늘은 황금비의 유래와, 이상적인 비율을 띄는 고대 건축물들을 알아보겠습니다.




■ 황금비를 찾아낸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정오각형 속 비율 

Copyright fae / Wikimedia Commons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을 수(數)로 보고, 수학적 법칙에 따라 세상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그는 정오각형 속 별 모양에서 이상적인 비율을 발견했는데요. 정오각형의 각 꼭짓점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면 내부에 별 모양이 생기며 이 별 내부에 또 다른 정오각형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교차하는 각 대각선이 5:8 (1:1.6) 비율로 나뉘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는 황금비 개념의 시초가 됩니다.



▲ 유클리드의 황금비율 도출과정



이후 황금비를 이론적으로 구체화한 인물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입니다. 그는 어떤 직선을 둘로 나눴을 때 ‘전체 직선의 길이 : 큰 조각의 길이 = 큰 조각의 길이 : 작은 조각의 길이’가 되는 지점에 주목했는데요. 이에 따르면1:1.618033989라는 비율이 도출되며, 소수 셋째 자리까지만 나타낸 1:1.618이 황금비로 통용됩니다. 그리고 조화와 균형을 사랑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예술품과 건축물 등에서 황금비와 유사한 비율이 발견되곤 합니다.




■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건물 속 수학


▲ 파르테논 신전



황금비율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건축물은 바로 파르테논 신전입니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를 기리는 이 신전은 아크로폴리스(그리스 도시국가의 중심지에 있는 언덕)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건축물로 손꼽힙니다. 신전은 기원전 448년부터 기원전 432년까지 당대 최고의 조각가와 건축가의 설계로 16년에 걸쳐 완성됐습니다. 도리스양식과 이오니아 양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이 신전은, 얼핏 보기에 직선과 평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곡선과 곡면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입니다.



▲ 파르테논 신전 속 황금비



오랜 세월 서구 건축의 원형이 되어 온 파르테논 신전은 정면에서 볼 때의 가로:세로 비율이 약 1:1.6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파르테논 신전에선 또 다른 수학 원리인 ‘안쏠림기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둥을 만들 때 수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기둥을 약간 안쪽으로 기울여 만드는 기법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둥을 수직으로 올렸을 때 아래에 비하여 윗부분이 좌우로 크게 보이는데, 이 착시 현상까지 고려하고 계산하여 건물을 세운 것입니다.




■ 이집트 피라미드 속 숨겨진 황금비


▲ 피라미드



찬란했던 고대 이집트 문명의 대표적 상징인 피라미드는 기원전 2826년경 고왕국 시대부터 기원전 1085년경까지 1700여 년간 계속해서 건축됐습니다.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최고 통치자를 뜻하는 말)의 무덤인 수많은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위엄과 권력을 상징하는 동시에 사후세계에 대한 고대인의 염원을 보여줍니다. 또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건축물로서, 거대한 크기만으로 여행객들을 압도하곤 합니다. 



피라미드 속 황금비율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사람의 키보다 훨씬 큰 벽돌로 축조됐으며 가장 유명한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약 50층짜리 빌딩 높이와 맞먹습니다. 무려 4500년 전에 지어졌다는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불가사의’로 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지요. 또 하나 신비한 점은 쿠푸왕의 피라미드에 숨어있는 비율입니다. 피라미드의 옆면과 밑면, 그리고 높이가 만드는 직각삼각형을 볼 때 그 밑변과 빗변이 약 1:1.6의 비율을 이룬다고 하는데요. 건축 당시엔 황금비를 따져 지은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안정감을 주는 건축물 안에 황금비율이 숨어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우리나라 문화재 속 황금비율은?


황금비는 서양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동양에도 전통적으로 이상적이라 생각했던 비율이 있습니다. 동양에서 주로 사용한 비율은 1:√2, 즉 1:1.1414로, ‘금강비(백은비)’라 불립니다. 



▲ 부석사 무량수전 속 금강비



금강비를 반영한 문화재로는 국보 제18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이 있습니다. 고려 중기인 13세기 초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고려시대 건물 중 하나로서 고대 사찰건축의 구조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집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의 건축물과 비교할 때 목조건축의 형태미와 비례미를 가장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무량수전의 바닥 면을 기준으로 용마루 높이까지의 가로세로 비율이 금강비를 이룬다고 합니다.



  

▲ (좌) 석굴암 Copyright ⓒ Richardfabi / wikimedia Commons

(우) 첨성대



이 밖에 국보 제24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 국보 제31호인 첨성대에서도 금강비를 찾을 수 있답니다. 석굴암의 경우 불상의 높이와 불상이 놓인 주실의 반지름이 1:1.41을 이루며, 첨성대는 밑단의 지름과 곡면 기둥 상단까지의 높이에 금강비가 적용돼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건축 속 황금비율,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건축 속 황금비율은 비단 고대 유적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닌데요. 현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는 황금비가 자연현상을 기초로 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곤 ‘라 투레드 수도원’ 곳곳에 약 1:1.6의 비율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이만큼이나 고대부터 현대까지 많은 분야에 걸쳐 미학적인 영감을 준 숫자가 또 있을까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열망이 황금비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이끄는 듯합니다.


한화건설은 다음에도 유익한 정보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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