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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더위는 식히고, 환경은 살리는 ‘녹색커튼’과 ‘녹색지붕’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전국에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 여름. 뉴스에선 서울의 낮 기온이 동남아보다 높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매년 폭염 일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다 보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이 피부로 와 닿습니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인구 증가와 녹지 감소로 인해 타 지역보다 온도가 더 뜨거워지는 ‘열섬현상’을 겪고 있는데요.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오늘은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 중 하나로 떠오르는 친환경 건축 기법인 ‘녹색커튼(그린커튼/그린월)’‘녹색지붕(그린루프)’을 소개하려 합니다. 도심 속 탄소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무더위에도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게 해주는 ‘녹색’의 비밀을 함께 알아볼까요?




■ 도시에 친환경 커튼을 치다 - 녹색커튼


 Copyright ⓒ Mark Hogan / Fliker



녹색커튼이란 건물 외벽이나 터널형 시설물에 덩굴식물을 커튼 형태로 드리우게 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보통 나팔꽃, 수세미, 여주, 나팔꽃 작두콩 등 1년생 덩굴식물이 그물망과 로프를 타고 자라도록 하는데, 조형적 효과는 물론 건물 이용자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건물을 덮은 녹색커튼은 무더운 여름철 실내온도를 3~5℃ 가량 낮춰줍니다. 나무그늘 아래 있을 때 시원함을 느끼듯 식물 잎의 증산작용이 더해져 온도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또한 겨울엔 찬 바람을 막아줘 난방에 도움이 되는 등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납니다.


공기정화 효과도 큰 장점입니다. 녹색커튼은 건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실내를 적당한 습도로 유지시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덩굴식물의 넓은 잎 면적이 먼지를 흡착해서 주변 미세먼지 농도도 낮춰준다고 합니다.


도시의 열섬현상을 강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녹지의 감소’인데요, 서울처럼 땅값이 비싼 도시에선 수평적으로 넓게 녹화사업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건물 외벽을 따라 수직적인 녹지화를 이뤄내는 기법이 도시의 열을 식혀주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녹색커튼을 활용한 대표적인 건물로는 싱가폴 경영대학, 후쿠오카 아크로스 빌딩, 우리나라의 서울특별시청 등이 있습니다.




■ 도시에 친환경 지붕을 덮다 - 녹색지붕


Copyright ⓒ Mark Hogan / Fliker



녹색지붕건물 옥상에 식물을 심어 정원이나 텃밭을 조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도시인들에겐 푸르른 식물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해주고, 살 곳을 잃어가는 새들에게도 새로운 안식처를 제공해주는 공공디자인 방식입니다.


2015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옥상을 녹화할 시 여름철 옥상 하부층의 실내온도가 4℃ 정도 낮아지고 겨울철엔 1℃정도 낮아진다고 합니다. 여름엔 뜨거운 햇빛을 반사하고 겨울엔 열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냉난방 비용을 최대 60%나 절약할 수 있다고 하니 경제적으로도 매우 효율적입니다.


또한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의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자료에 의하면 옥상 100㎡를 녹지로 조성하면 연간 3000㎾h의 전력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단지 휴식 공간이 생길 뿐 아니라, 도시의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기법인 것입니다.


녹색지붕을 활용한 대표적인 건물로는 미국의 록펠러센터, 시카고 시청 옥상정원, 우리나라의 정부세종청사 등이 있습니다.




■ 서울시청, 아름다운 녹색의 커튼을 치다


Copyright ⓒ Smiley.toerist / Wikimedia



녹색커튼을 활용한 국내의 대표적 건축물로는 서울특별시청 신청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건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로비엔 7층 높이까지 녹색커튼이 펼쳐져 있어 마치 숲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이곳의 녹색커튼은 호야, 스킨답서스, 산호수 등 14종류의 식물 65,000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면적은 1,516㎡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정원으로써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습니다.


이처럼 수직정원이 설치된 서울시청 로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같은 시각 시청 내 일반사무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보다 현저하게 낮다고 합니다. 또한, 벽을 뒤덮은 식물들 덕택에 로비 전체가 시원해지며 더위를 피해 들어온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디자인은 마치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이 건축물 내부까지 이어지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데요, 시민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 시카고 시청, 옥상정원으로 녹색의 지붕을 달다


Copyright ⓒ TonyTheTiger / Wikimedia



마천루의 도시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의 옥상은 푸르른 녹색 지붕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시의 환경정책 대문입니다. 시카고 시장인 리처드 데일리는 여섯 번의 재임기간 동안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정책은 ‘녹색지붕 확대’였다고 합니다. 그는 녹색지붕 정책을 시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시청 건물을 가장 먼저 실험 모델로 삼았습니다.


건축사와 조경사, 엔지니어, 환경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은 시카고 시청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도시의 열섬효과를 저감하는 방안을 여러모로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시민들은 녹색지붕이 도시를 보다 시원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고, 각종 공공기관 및 병원, 아파트의 옥상에 녹지가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Copyright ⓒ Center for Neighborhood Technology / Fliker



시카고 시청 옥상엔 50종의 식물들이 2만 그루 정도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곳 옥상은 바람이 많이 불며 물 공급 또한 쉽지 않은 환경인데요. 따라서 이러한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들이 심어졌다고 합니다. 시카고 시청은 옥상에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매년 4천달러 정도의 냉난방 비용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또한, 이곳 옥상은 시청 직원들의 쉼터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언제든 옥상의 푸르름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방문객들도 옥상 정원을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로 인식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녹색커튼과 녹색지붕은 단지 건물의 미관만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회색빛 도시에 더 많은 녹지공간이 조성될 때, 삭막했던 마음도 푸른 식물들의 색채를 따라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그럼, 한화건설은 다음에도 유익한 건축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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