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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영화 속 그곳

드라마 ‘남자친구’의 로맨틱한 쿠바 건물들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낯선 타국에서의 로맨스를 꿈꿔본 적 있나요? 새롭게 떠난 곳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는 설정은 수많은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단골 장면입니다. 현재 tv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남자친구’ 속 두 주인공도 쿠바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싹 틔우기 시작했는데요. 드라마 1화에서 두 사람 뒤로 펼쳐진 아름다운 쿠바의 풍경이 많은 시청자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남자친구> 속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박보검)의 인연이 시작됐던 쿠바의 건물들! 한화건설과 함께 그곳으로 떠나 볼까요? 




■송혜교가 묵었던 숙소, 내셔널 호텔


드라마 1화에서 차수현(송혜교)은 자신이 운영하는을 쿠바에 진출시키기 위해 출장을 떠나게 됩니다. 이후 차수현이 쿠바에서 묵었던 숙소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요. 드라마 상에서 ‘아바나 호텔’로 나오는 이곳은 바로 내셔널 호텔(Hotel Nacional de Cuba)입니다. 



▲내셔널 호텔 

/ Copyright ⓒ Gotanero / Wikimedia commons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 호텔은 쿠바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며, 아바나 상업지역 중심지의 베다도에 있습니다. 1930년에 제작된 이후 1992년에 보수됐으며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져 직선적인 느낌이 두드러지는 게 특징입니다. 정문 현관 앞쪽엔 쿠바의 국목인 대왕야자나무가 일렬로 세워져 있습니다. 



▲내셔널 호텔 정문 

/ Copyright ⓒ Gotanero / Wikimedia commons


내부엔 여러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데요. 아르데코 양식은 물론 지중해 복고, 네오-바르코, 신고전주의가 조합된 모습입니다. 활엽수, 청동, 타일, 상감 세공 등의 호화로운 장식도 가득합니다. 이처럼 여러 건축양식과 화려한 장식들이 혼재돼 있음에도 시각적 일관성을 이뤘단 점에서 이 건물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내셔널 호텔 전경 / Copyright ⓒ Wikimedia commons


내셔널 호텔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명인사들이 많이 투숙했는데요.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 미국의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미국 영화배우 마를렌 디트리히도 자주 묵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아쉬운 작별 뒤로 펼쳐진 배경, 아바나 대극장


우연히 만나 낭만적인 쿠바의 밤을 함께 보낸 두 주인공. 아쉬운 작별 앞에서, 시간이 된다면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함께 하자고 약속하던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이때 차수현(송혜교)이 탄 택시 뒤로 펼쳐진 빛나는 건축물이 바로 ’아바나 대극장(Gran Teatro de la Havana)’입니다.



▲아바나 대극장 

/ Copyright ⓒ vxla / flickr


아바나 구시가지에 위치한 이곳은, 센트로 갈레고 궁전(Palacio del Centro Gallego)이란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15년에 건축가 파울 벨라우(Paul Belau)에 의해 지어진 곳으로, 탁월한 음향을 갖춘 타콘극장(Teatro Tacón)이 있던 자리에 새로 세워졌습니다. 



▲아바나 대극장 야경 

/ Copyright ⓒ Monthyprada / Wikimedia commons


대극장은 네오-바로크 양식(Neo-baroque architecture)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건축양식은 19세기 후기부터 20세기 초기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 부활한 바로크 양식을 말합니다. 건물의 외관은 석축과 대리석으로 조각돼 매우 화려한 모습을 하고있습니다. 특히 2층에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선 기둥은 난간형 발코니와 어우러져 웅장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아바나 대극장 대강당 내부 

/ Copyright ⓒ Romtomtom / flickr


이 건물은 극장, 콘서트 홀, 아트 갤러리, 대강당, 무용단을 위한 여러 리허설 홀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극장엔 쥬세페 모레티(Giuseppe Moretti)의 조각상이 있는데, 자비와 교육, 음악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곳 아바나대극장에선 오페라와 발레, 음악공연이 꾸준히 개최되고 있으니, 여행 중 들러서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 한 편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을 지키기 위한 장소, 바카르디 빌딩


낭만적인 쿠바에서의 만남 이후, 서울로 돌아와 같은 직장의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다시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사랑을 키우던 시점, 쿠바 호텔 건설에 문제가 발생해 차수현(송혜교)이 난항을 겪게 되고, 이를 알게 된 김진혁(박보검)이 집주인을 만나기 위해 쿠바로 무작정 떠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때 김진혁이 호텔 부지 소유자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던 대행사 건물이 ‘바카르디 빌딩(Edificio Bacardi)’입니다.



▲바카르디 빌딩 

/ Copyright ⓒ James Emery / Wikimedia commons


아바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바카르디 빌딩은 아바나 구시가지의 네푸노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건물은 건축가 에스테반 로드리구에스 카스텔레스(Esteban Rodríguez Castells)가 설계해 1930년에 완공돼는데요. 카스텔레스는 국제경연대회에서 네오-르네상스 양식 설계안으로 우승한 인물이지만, 파리의 아르데코 양식에 크게 감명받은 이후 자신의 작품세계를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아르데코 양식을 적용한 바카르디 빌딩입니다.



▲바카르디 빌딩 상층부 

/ Copyright ⓒ GNU-FDL / Wikimedia commons


건축물은 총 12층으로, 붉은 바이에른 화강암 위에 황동 장식을 상감 세공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탑 꼭대기처럼 생긴 윗부분입니다. 건물의 상층부엔 기하학적인 문양과 꽃무늬, 여성의 나신 등이 장식돼 있는데, 테라코타에 유약을 칠해 크게 눈에 띄진 않습니다. 



▲바카르디 빌딩 

/ Copyright ⓒ Jorbasa Fotografie / flickr


건물 내부는 최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져 무척 호화롭습니다. 분홍색, 연녹색, 검은색 대리석이 한가득 깔려 있는데, 이 건물을 만들 때 대리석을 공급했던 업자가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돌이란 돌은 다 수입했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내부 벽면 곳곳은 스테인글라스와 에칭 글라스로 꾸며져 있으며, 조명과 설비엔 푸른 거울 · 금으로 만든 장미 · 광택 낸 청동 등 다양한 장식 요소가 적용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남자친구>에 등장하는 여러 건축물들을 만나봤습니다. 배우 박보검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쿠바 촬영 경험에 대해 “과거와 현재의 예술이 공존하고 있어서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을 받았다”고 회상했는데요.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예술적인 건축물들이 쿠바 여행의 낭만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감명 깊게 보신 분이라면, 그리고 쿠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차수현과 김진혁이 머물렀던 장소들을 따라 걸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마치 작품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더욱 설레는 여행이 될지 모릅니다.


한화건설은 더 재미있는 영화 속 건축 이야기도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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