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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더 플레이스] ‘공간의 비밀’을 연구하다! 신경건축학

↑ 출처:seedmagazine.com

 


‘공간의 비밀’을 연구하다!
신경건축학



신경건축학(neuroarchitecture)에 대해 들어본적 있나요? 최근 건축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학문 입니다. 오늘 한화건설 [핫이슈]에서는 신경건축학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신경건축학이란 무엇일까?

 

신경건축학은 '신경과학(neuroscience)'과 '건축학(architecture)'을 합친 단어로, 어떤 건축물이나 공간을 마주할 때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건축'하면 당연히 편리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떠올렸지만, 이제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의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뇌과학자를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더욱 안정적이고 편안한 공간을 연구하는 건축자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신경건축학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사람이 인공 건축물 안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일과를 생각해보세요. 집, 학교, 회사, 식당 등 24시간을 모두 인공 건축물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들이 공간으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알아야만 건축가들도 이에 맞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경건축학은 인간의 인지사고과정이 공간 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에 기반을 둔 학문이며, 그 인지적 영향이 측정가능하다는 사실 또한 전제 하는 학문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신경건축학은 국내에서도 활기를 띄고 있는데요. 지난 12월 5일 ‘2015 신경건축학 연구회 컨퍼런스’에 건축가, 의사, 뇌과학자들이 모여 신경건축학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행보를 볼 때 앞으로 신경건축학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백신개발로 시작된 신경건축학

↑ 출처:seedmagazine.com(Basilica of St. Francis of Assisi, Italy )


신경건축학은 소아마비 백신 연구에서 유래되었습니다. 1950년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피츠버그대학교 조너스 솔크 (Jonas Salk)교수는 수년간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했지만 계속된 실패로 좌절하고 있을 무렵 우연히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라는 마을에서 지내게 된 그는 그곳에 있는 천장이 높은 오래된 성당을 보고 백신 개발의 실마리를 풀 단서를 얻었는데요. 여행에서 돌아온 솔크 교수는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그의 개발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생명과학연구소를 지으면서, 건축가에게 한 가지 제안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연구소의 천장을 높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높은 천장이 그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솔크 연구소

↑ 출처:thebacklabel.com, www.getty.edu


현재 솔크 연구소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건축물로 꼽힐 정도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요. 천장이 높고 창문으로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며 햇빛이 충분히 들어오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세워진 솔크 연구소는 나란히 서 있는 4층 건물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연구실은 공동 작업용 실험실과 개인 연구실을 수평으로 명확하게 구분해 충분히 프라이빗한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요. 특히 모든 연구실에서는 드넓은 태평양 조망을 즐길 수 있어, 연구원들은 충분한 휴식과 여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현재 솔크연구소는 700여명의 연구원과 300명의 직원이 있는 작은 연구소이지만, 5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한 세계 최고의 생명과학 연구기관의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높은 천장은 창의적, 낮은 천장은 안정적

↑  출처:en.wikipedia.org(St. Patrick's Catholic Church)


솔크 연구소처럼 높은 천장은 창의적인 발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몇몇의 연구를 통해 증명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경영학과 '조앤 마이어스레비' 교수는 실제로 '천장 높이가 인간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험을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천장 높이가 각각 다른 3곳에서 참가자들이 창의적인 문제와 집중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각각 풀었는데, 천장 높이가 가장 높았던 곳에서 풀 때 더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반면에 낮은 천장에서 문제를 풀 때 집중력을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환자의 회복속도를 높이는 자연풍경

↑ 출처:www.european-business.com(Othopedic Hospital)


신경건축학에 따르면 건축 구조나 풍경 구조에서 사람들의 신경에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1984년 환경심리학자인 '로저 울리히'는 자연풍경이 내다보일 때 환자들은 더 빨리 회복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과학적 측정을 통해 입증해 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나 노을, 숲 같은 풍경을 볼 때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어 회복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며 병원 구조를 차별화하고 있는데요.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자연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치유에 알맞은 양의 햇빛과 색채를 제공합니다. 치매 환자 병동은 치매 환자들이 자신의 병동을 찾을 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복도식 병실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행복감을 높여주는 아일랜드 키친

↑ 출처:www.kurosakisatoshi.com


아일랜드 키친은 주방 가구 배치 방식의 하나로 싱크대를 중앙에 두어 4방향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 키친은 요리나 설거지를 하면서 거실에 있는 가족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가족간의 유대감과 만족감이 높게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애착 형성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빨간색과 상상력을 높이는 파란색

↑ 출처:www.haikudeck.com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진은 '빨간색'은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고 '파란색'은 상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빨간색 바탕에 놓인 단어와 이미지를 더 잘 기억한 반면 조각그림 맞추기와 같은 창의적인 실험은 파란색 바탕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이를 토대로 북유럽의 교실에서는 빨간색과 파란색을 사용한 컬러 인테리어와 개방성을 강조한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그 다음에는 건물이 우리를 만들어간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말인데요. 건축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한 말인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한 신경건축학을 통해 공간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가 얼마나 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화건설의 [핫이슈]에서는 건축과 관련된 재미있고 트렌드한 소식을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