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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人터뷰

건축+빛, 감동을 전하는 조명 디자이너의 세계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빛으로 물드는 도시의 야경은 세련된 황홀감이 있습니다. 조명은 도시의 밤을 로맨틱하게 밝혀 사람들의 마음을 감미롭게 유혹합니다. 야경의 아름다움 뒤에는 바로 ‘조명디자이너가 있습니다오늘은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회장이자 조명디자인전문업체 이온에스엘디를 이끌고 있는 정미 대표를 만나 조명디자이너란 어떤 직업인지 그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정미 회장은 국내 조명디자인산업의 개척자 중 한 명입니다. 2014년 협회 제5대 회장에 취임했고 올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정미 회장은 일본 동경예술대에서 로보틱스를 활용한 공간디자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조명디자인전문업체인 이온에스엘디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정미 회장이 참여한 대표적인 조명디자인 프로젝트로는 한화 갤러리아포레, N서울타워,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숭례문, 선유도공원롯데월드몰, 파라다이스시티 등이 있고 서울시 경관조명 마스터플랜 수립에도 참여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조명디자인으로 6회 서울시 좋은빛상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N서울타워가 보이는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 N서울타워 조명은 조명디자인전문업체 이온에스엘디가 설계했다.



Q.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는 지난 2002년 설립되어 국내 조명디자인산업의 발전과 조명디자이너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120여 명의 국내 조명디자이너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협회는 조명디자인 아카데미를 열어 전문가 육성에 일조하는 한편 국제포럼 및 세미나를 개최하고 서울빛초롱축제/을지로 라이트웨이 등 각종 빛문화축제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빛과 관련된 주요 정부과제 등을 수행하고 한국 조명디자이너의 수준향상 노력과 더불어 권익신장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2016년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세미나 및 임시총회.(사진 출처 :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홈페이지)

 

Q. 조명디자이너는 어떤 직업입니까?

조명디자이너는 조명 기구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조명디자이너는 조명 기구와 조명 시스템을 이용해서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빛을 이용해서 장소 및 공간의 성격에 적합한 조명을 설계하고 그에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해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새롭게 표현합니다. 빛은 건축의 마지막 마감재입니다. 그 마감재를 가지고 건축물이 어떻게 보일 것이냐, 또 공간이 어떻게 보일 것이냐를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게 조명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조명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아름다운 빛으로 연출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추억을 쌓고 낭만을 이야기하죠. 그렇기에 조명디자이너는 빛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조명 하나로 삶의 질이 조금 더 높아졌다고 생각하거나, 굉장히 편안함을 느꼈다거나 혹은 굉장히 힘들었는데 빛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감성적인 피드백들을 받으면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또 요즘 들어 조명디자인을 작품으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여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소실되기 이전의 국보 1호 숭례문 야간 조명(이하 모든 사진은 이온에스엘디가 조명 설계에 참여). 사진 제공 : 이온에스엘디(이하 동일)


Q. 조명디자인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일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와 비슷합니다. 우선 고객 혹은 건축가와 함께 디자인 방향을 협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장소와 공간마다 목적에 맞는 빛이 있는데 이것을 조명으로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 생각해요. 누구를 위해 이 빛이 필요하고, 공간이 어떻게 활용될지, 건물 내외의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을 빛으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안전성, 경제성, 심미성 등 여러 방면에서 고려합니다.



그 다음에 건축설계 담당자가 구상한 대로 빛을 연출해주거나 고객의 목적에 부합하는 조명 계획을 세웁니다. 적합한 빛에 대해 연출하는 것이죠. 연출계획에 따라 조명기구의 위치, 효과, 통제방법 등을 도면으로 그립니다. 이때 조명디자이너는 빛과 조명뿐 아니라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가령 조도 등이 법에 위반되지 않는 등을 체크해야 합니다. 또 빛이 사람들에게 어떤 심리적, 환경적 영향을 주는가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2~3달 정도 소요됩니다. 조명 계획이 확정되면 설치를 하는데 설치할 때 감리를 하고 설치가 끝나면 며칠 또 몇 주 동안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2015년 을지로 라이트웨이 설치 과정

 

사실 제일 어려운 것은 현장에 가서 조명이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당초 설계했던 것과 현장에서 봤을 때 전혀 다르게 나올 때도 있어요그리고 조명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인테리어와 같이 맞물려서 가야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얼마나 마감이 잘 되어서 같이 조화를 이루느냐를 예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Q. 조명디자이너가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명디자인은 처음 건축설계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참여해 같이 콘셉트를 그리고, 인테리어, 조명설치, 감리, 에이밍(설계도면에 맞게 조광각도를 재조정하는 작업)까지 건축공정 전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다 보니까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힘이 듭니다. 준비한 대로 설계가 이루어지고 설치할 때 현장에서 협조가 잘 되면 좋은데 꼭 변수가 생깁니다



특히 최종 설치될 조명기구를 결정하는 것을 스펙작업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 매우 치열하고 힘듭니다. 또 야간에 현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도 힘든 점 중에 하나입니다. 보통 겨울에는 저녁 5~6, 여름에는 저녁 7~8시부터 작업에 들어갑니다. 작업시간이 길기 때문에 나름대로 시간을 조절하며 일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무엇보다 예산의 한계로 적절한 조명솔루션을 도입하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디자이너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Q. 조명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조명은 단순히 빛을 밝히는 역할에서 벗어나 휴식과 업무효율, 상품의 가치 부여, 무대나 경관을 통한 즐거움을 전달합니다. 또한 공공적 디자인을 통한 심미성 등으로 그 역할이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세분화된 빛이 질서를 잡고 적재적소에 적절하게 연출되도록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어떤 빛을 쓰냐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꼭 필요한 곳에만 빛을 절제해서 쓸 때 공간에 생명력이 부여됩니다.


여수 웅천 꿈에그린 주상복합 조명 전체 조감도와 부분 투시도.


좋은 조명 설계는 경제 원칙에 입각해서 진행됩니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조명 설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적은 소재와 적은 전기로 최대 효과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조명 설계입니다.


Q. 최근 LED(Light-Emitting-Diode) 조명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큽니다.

LED 조명은 다채로운 색 표현은 물론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납니다. 일반 램프보다도 훨씬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것을 비출 수 있는 힘이 있고 광원, 즉 빛을 내는 물체가 작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죠. LED는 그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자이너가 이를 응용해 연출할 수 있는 기법이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Q. 조명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소양이나 조건은?

조명디자이너가 되고자 한다면 학부에서 건축, 환경, 인테리어 등의 전공을 한 후 실제 업무 경험과 추가로 필요한 교육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을 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공도 중요하지만 조명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조명디자인회사에서 먼저 인턴 경험을 해보는 것도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명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전공분야>

산업디자인환경디자인공간디자인건축디자인전기전자 전공 등


조명디자이너는 평소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 감각은 기본이고 전기, 전자 등 첨단 기술 관련 정보들도 숙지해야 합니다. 또한 빛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만져주기 때문에 심리학적 지식도 필요합니다. 첨단 조명기구에 대한 공부와 시스템적인 지식 연마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빛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색에 대한 지식과 감각 또한 중요합니다. 공부할 게 많죠?(웃음)

 

▲수원화성과 대통령기록관 경관 조명.

▲롯데월드몰 경관조명.


Q.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명디자이너를 위한 교육이 있다면 소개바랍니다.

협회에서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만 원을 내고 조명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강의를 자유롭게 듣는 ‘10000 Day(만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명디자이너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서 교육이 진행됩니다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에서 매월 진행하는 만데이 강의.


또한 회원들이 밤에 함께 모여 도시의 야간경관을 감상하는 투어 프로그램 ‘Night-walking’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7서울로 7017 야간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실무에서 가장 리얼하게 진행하며 쌓아온 노하우들이 강의를 통해 전수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강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따라서 협회는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의 참여 기회도 더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운영 '10000 Day' 프로그램

일   시 :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0~2

장   소 : 주제에 따라 장소 유동적 자세한 사항은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홈페이지(www.kald.org) 참고

참가비 : 회원 1만원, 비회원 3만원

문   의 :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070-8797-1820, light.kald@gmail.com


Q. 조명디자이너에 대한 대우는 어떻습니까?

초봉은 보통 일반 건축설계사무실 급여수준에서 시작합니니다. 다만 조명디자이너는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임금 범위가 매우 큽니다. 전문가로 인정받으면 능력에 따라 고액 연봉도 가능합니다. 65~7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조명 조감도.

 

Q. 조명디자인에 대한 전망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화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합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투어 도시경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죠. 2007년 시행된 경관법의 영향으로 야간경관 조성사업과 야간 문화활동이 활발합니다. 빛을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요. 게다가 생활여건이 향상되면서 인테리어에서 조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조명디자인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화 갤러리아포레 내외부 조명.




어떤 장소나 공간을 방문했을 때좀 더 좋은 조명과 분위기가 있다면 더 편안하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야경 역시 그렇습니다도심 속 교량이나 건축물에 아름다운 조명이 있다면 사람들이 길을 걷더라도 잠시 멈춰 서서 조명을 바라보며 그 순간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은 빛으로 공간을 연출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조명디자이너의 세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한화건설은 건축 관련 직업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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