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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人터뷰

2017 주목할 만한 건축가, ‘aoa architects’ 서재원 & 이의행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오늘은 ‘2017 젊은 건축가상수상자 인터뷰 마지막 주자입니다. 바로 ‘aoa architects’,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의 서재원 대표와 이의행 소장입니다. 두 분은 건축을 완성해가는 과정의 실험성과 집중력을 인정 받아 올해의 주목할 만한 건축가로도 선정되었습니다.


▲2017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젊은 건축가'로 선정된 서재원 대표(왼쪽)와 이의행 소장(오른쪽). (사진제공: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이하 동일)


서재원 대표 

단국대 건축공학과, 경기대 건축 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 진아건축도시에서 11년간 실무를 쌓으며 SK 플래닛 판교 사옥,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 백년관 등의 디자인을 총괄했습니다. 2013년에 이의행 소장과 함께 aoa architects를 개소하였고 단국대, 서울시립대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 한양대 건축학과에 겸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2014 <건축의 메타게임 서재원 스튜디오 12명 학생의 프로젝트들>을 출간하였으며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올해의 주목할 만한 젊은 건축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의행 소장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진아건축도시 등에서 실무를 쌓았습니다. 이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건축학과(ETH ZURICH) MSC과정을 졸업하고 취리히의 E2A architekten에서 근무했으며 스위스 건축가협회(SIA) 정회원입니다. 2013년 서재원 대표와 함께 aoa architects를 개소하였고, 현재 단국대 건축학과에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습니다. 2014년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위촉되어 활동한 바 있으며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올해의 주목할 만한 젊은 건축가'로 선정되었습니다.

 

www.aoaarchitects.com



Q. ‘올해의 주목할 만한 건축가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두 분에게 건축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재원 대표, 이하 서)건축은 이성적 객관성과 감성적 주관성, 두 개념을 모두 포괄합니다. 또한 공간의 합리성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저희 'aoa'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눈으로 공간의 본질을 고민하고 그 고민을 감성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건축적 해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7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중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 전시에 출품된 aoa의 건축 모형. 왼쪽부터 성산동 고양이집망원동 쌓은집, 음성 디귿집, 제주도 쌓은집, H사 사옥 H Headquarters.



Q. 건축 과정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건축유형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여깁니다. 주어진 부지의 형상이나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일차원적으로 종합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체계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건축 재료에 있어서도 물성보다는 어떤 조합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집중합니다. 일상적이고 당연해 보이지만 뭔가 낯설고 어색한 조합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흥미롭습니다.

 

(이의행 소장, 이하 이)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형태나 재료들에 주목하는데, 그런 익숙한 요소를 재배열함으로써 건축적 유희를 표현하려 합니다. 현재 공사 중인 '제주도 쌓은집'을 예로 들면 '제주' 하면 연상되는 것들, 돌하르방, 감귤, 해녀 등을 1층에 기둥처럼 배치함으로써 일상의 상징적 오브제들을 건축적 요소로 포함하고자 했습니다. 견고하게 쌓인 판들이 다소 가벼워보이는 제주의 상징물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모양새가 다소 장난스럽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 쌓은집' 스케치.

 

 

Q. 2013년 사무실을 개소하셨는데 ‘aoa’는 어떤 의미입니까?

()‘architecture of architecture’의 약어로 건축의 건축, 건축을 위한 건축 정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직관적인 명칭이지만 이렇게 이름 지은 것은 본연의 건축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 일부러 소문자로 표기한 것은 건축의 역사에서 대문자 ‘A’가 가졌던 권위적인 상징성을 벗어내고자 한 것입니다. 평소 저는 건축 자체의 가치에 대해서 많이 고민합니다. 건축을 넘어선 거대 담론을 떠나서 건축,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건축' '건축'하고자 합니다.



Q. ‘건축, 그 자체로서의 건축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건축을 구성하는 고유하고 기본적인 요소들, 건축 그 자체에 집중한 건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건축에서 사회학, 인문학 등을 유행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저는 건축이 먼저 나서서 많은 말을 하는 사회적, 정치적 프로파간다이길 바라지 않습니다. 또한 건축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지 않으며, 변화시키기 위한 건축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목적을 두고 하는 건축은 위선적이며 건강하지 않습니다. 저는 건축이 근본적으로 주관적이고 내적인 자아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은 마치 공기와 같다고 할까요? 항상 우리 곁에 있어서 의식하지 못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깨끗한 공기 안에서 사람들 삶이 건강해지듯이 건축 또한 조용히, 그러나 깨끗하고 순수하며 정직하게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이기를 바랍니다.

 

 



Q. 두 분이 함께하게 된 계기는?

()진아건축도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직장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2005년경 1년 정도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했습니다. 이후 저는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은 공유점을 확인하고 귀국 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충북 음성의 '디귿집', 서울 망원동의 '쌓은집', 서울 성산동의 '고양이집' 등으로 호평을 받으셨습니다. 해외 건축 웹진에서도 소개되기도 했는데 디귿집 프로젝트부터 설명 부탁드립니다.

()클라이언트인 부부는 어린 아들 둘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 시선이 사방으로 통하는 집, 그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 수 있는 집을 원했습니다. 3대가 함께 살지만 시부모님과 부부가 불편 없이 공존할 수 있는 집을 바랐습니다.


ⓒ진효숙


각자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데는 ㄷ자 구조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ㄷ자는 한쪽이 단절돼 있어 일부러 거실로 가지 않는 한 마주할 일이 없거든요왼쪽에 부부와 자녀들의 방오른쪽에 시부모의 방을 배치해 주거공간을 분리했습니다그렇지만 모든 세대는 한가운데 있는 거실에서 다시 만납니다


ⓒ진효숙



Q. 디귿집은 주변이 온통 논이어서 마치 광활한 대지를 품은 듯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집 지을 대지가 논 한 가운데 있다 보니 외부로부터 보호된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안마당, 즉 중정을 만들었습니다. 중정은 집의 공용공간으로 둘러 쌓인 가장 내밀한 공간이면서도 가장 개방적인 공간입니다. 또 중정 남쪽은 큰 대문을 가진 담을 세워 막았습니다. 대문을 열면 중정은 깊숙한 안마당이 되고, 문을 닫으면 온전히 가족만의 공간이 됩니다.


ⓒ진효숙


중정 담의 안쪽은 내부공간의 마감과 같은 색인 흰색을 사용해 내부공간의 연장선으로 보여지도록 했습니다. 중정과 면한 내벽에는 대문 크기만한 창문을 여러 개 만들어 집 어디에 있든 중정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정은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는 폐쇄적인 공간이지만 문을 열고 닫음에 따라 극도로 개방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공간의 흐름, 외부와 내부의 관계성 등 중정을 통해 구현되는 것들이 흥미롭습니다.

()중정은 디귿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공간입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여기로 모든 것이 중정을 통해 수렴되기를 바랬습니다. 비가 오면 안마당으로 경사진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소리가 집 전체를 물들이고, 화창한 날에는 집 구석구석 햇빛이 자연스레 시간을 알려주며, 눈이 오면 지붕에 눈이 쌓이고, 낙엽이 지면 중정 안으로 날려 들어올 수 있죠. 중정은 4계절을 다 담아냅니다.


 

ⓒ서재원



Q. 망원동의 쌓은집은 어떤 프로젝트였습니까?

()처음으로 시도한 다가구 주택 설계였습니다. 아래층의 길다란 튜브형 임대 원룸들에 소위의 전형적인 표상이 앉혀져 있는 모습입니다. 근린생활 시설이 위치한 2, 원룸형 다가구 주택 각 2세대가 위치한 3, 4층이 순차적으로 쌓이고 5층 주인집은 전형적인 박공 지붕의 집의 형상으로 최상층에 얹혀짐으로써 집이 한층 한층 쌓여있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진효숙


대지가 가진 남북 방향으로의 열림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A(served)-B(servant)-A(served)의 평면구성이 내부 공간뿐 아니라 구조시스템으로도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그로 인해 나타나는 구축적 입면이 다시금 주변 컨텍스트에 어떠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진효숙



Q. 성산동의 고양이집은 고양이 얼굴의 외관이 재밌습니다.

()비교적 작은 땅에 최대한 많은 세대를 수용해야 하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동네에서 흔히 마주치는 풍경이죠. 다세대 다가구주택은 속칭 집장사의 영역이지만 창의적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건축가로서 성산동 다세대 주택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의외의 한 장면으로 다가오길 바랬습니다.


  

ⓒ진효숙


각 집들은 전용면적 9평 전후의 크기였는데 모든 세대를 정형화하여 쓸모없는 공간을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천장 조명을 없애 컴팩트하고 시원한 공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다세대 주택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외벽 돌 마감을 내부 공용 공간으로 가져왔습니다. 반면 외부는 흰 스터코로 마감하여 내외부를 전복하고, 오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전면 파사드 창 하부와 1층 필로티 기둥에는 푸른 페인트를 적용했습니다.

 

  

ⓒ진효숙


()진입로 쪽에서 보이는 고양이 얼굴은 문득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마치 얇은 가면을 쓴 듯한데 이는 지금까지 서울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들이 가진, 태생에 대한 일종의 포스트 모던적 풍자와 해학이 담겨 있습니다.


ⓒ진효숙



Q. 그동안 프로젝트들을 보면 건축적으로 많은 콘텐츠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aoa의 건축적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늘상 존재하고 있었지만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원형적인 건축에 관심이 있습니다. 과거의 건축 체계를 재정비해 새로운 감성을 창출하고 싶습니다.

 

()건물의 용도를 떠나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공간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러한 삶의 배경인 되는 공간들의 질이 높아진다면 결국 우리 삶의 질 또한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주도 쌓은집' 모형.



오늘은 건축의 본질에 집중하며 의미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구축을 중시하는 ‘aoa’의 두 건축가, 서재원 대표와 이의행 소장을 만나보았습니다. 두 분과 같은 젊은 건축가들이 가지는 문제의식, 열정, 실험과 집중력을 통해 선보이는 건축 성과들로 우리나라 건축의 지평을 더 확장될 것입니다.


한화건설은 건축가들의 솔직하고 내밀한 인터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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