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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건축인사이드

합성이 아닌 진짜! 세계의 기울어진 건축물들




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 


갈릴레이가 자유낙하실험을 했던 피사의 사탑! 이 종탑은 5.5도 기울어져 있어 ‘세계 7대 불가사의’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건축물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러한 건축물들은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독특한 모습 덕택에 많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사랑받고 있는데요. 과연 어떠한 곳들이 있는지 함께 만나볼까요?




■ 이탈리아의 삐딱한 형제 ‘아시넬리탑’ & ‘가리젠다탑’


아시넬리탑 & 가리젠다탑

Copyright ⓒ David Barrie / flickr



이탈리아 볼로냐에선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진 두 개의 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아시넬리탑(Torre Asinelli)과 가리젠다탑(Torre Garisenda)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넬리탑은 약 1.3도 기울어져 있고, 낮은 가리젠다탑은 약 4도 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양 탑이 모두 기울어진 이유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지반 침하 때문이란 설도 있지만, 건축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서란 추측이 강력합니다.



아시넬리탑 내부 계단



아시넬리탑의 높이는 약 100m로, 1109년에 귀족 아시넬리를 위해 만들어진 건축물입니다. 탑이 지어진 12~13세기엔 교황당과 황제당의 싸움도 잦았을뿐더러, 지방 전제군주 간 대립도 두드러졌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귀족들은 자신의 위세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높은 탑을 축조했다고 합니다. 이 탑 역시 486개의 계단을 올라야 정상의 전망대에 다다를 만큼 높은데요, 경쟁하듯 높은 탑을 세우던 당시 볼로냐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가리젠다탑 외부

Copyright ⓒ EvelinaRibarova / wikimedia commons



가리젠다탑의 높이는 48m로 아시넬리탑에 비해 낮지만 기울어진 정도는 더욱 심합니다. 이탈리아의 대문호 단테는 이 탑의 기울기에 매료돼 자신의 저서 <신곡 지옥편>에 등장하는 거인을 가리젠다탑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책 내용을 기념하기 위한 석비가 탑 아래 묻혀있다고 합니다.




■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기울어진 건축물! 중국 ‘호구탑(虎丘塔)’


기울어진 호구탑

Copyright ⓒ François Philipp / flickr



중국에도 기울어진 건축물이 있습니다. 바로 동양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호구탑(虎丘塔, tiger4 Hill Pagoda, 후치오탑)‘입니다. 피사의 사탑보다 무려1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이 탑은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기울기 시작해 현재는 건물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2.5미터나 비껴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1957년 보수작업을 통해 기반이 튼튼해졌기에 더 이상 기울기가 심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합니다.  



호구탑 전경

Copyright ⓒ JianEn Yu / flickr



호구탑은 959년 오대(五代) 후주(後周) 때 짓기 시작하여 961년 북송(北宋) 태조(太祖) 때 완공됐습니다. 목조건축을 모방하여 벽돌로 쌓은 팔각형의 7층 전탑으로, 높이는 47.5m입니다. 송나라에 만들어진 탑 중 가장 오래됐으며 무게는 600톤에 달하고 규모도 큽니다. 


이 건축물은 위로 올라갈수록 약간씩 좁아지는데, 각 층은 외벽으로만 연결돼 있습니다. 이러한 건축 기법은 탑 안에 계단을 설치하는 것보다 역사가 더 오래됐다고 합니다. 탑의 기둥엔 여러 꽃무늬와 호수, 돌 등의 장식이 새겨져 있고, 탑 표면을 감아 올라가는 형태의 돌출 가로대는 벽돌로 정교하게 제작된 까치발로 떠받쳐져 있습니다.


※ 까치발 : 벽이나 기둥에서 보, 내민 창, 선반 등을 받치는 부재로써 ‘콘솔’이라고도 불린다.




■ 4천 년 뒤엔 피사의 사탑만큼 기운다고? 영국 ‘빅벤(Big Ben)’


빅벤 전경



 ‘런던을 상징하는 건축물’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시계탑 ‘빅벤(Big Ben)’을 생각한 분들이 꽤 많으실 텐데요. 이 시계탑이 매년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빅벤은 현재 북서 방향으로 약 0.3도 기울어져 있으며 계속해서 그 기울기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지하철과 지하 주차장 등을 만들면서 주변 건축물로 인해 지반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현재의 속도로 계속 기울어진다면, 4천 년 뒤엔 ‘피사의 사탑’만큼 기울어질 거라고 하는데요. 보수공사 덕분에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요?



빅벤 야경

Copyright ⓒ StockSnap / pixabay



빅벤은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궁전 끝에 있는 시계탑의 별칭으로, 당시 건설 책임자였던 벤저민 홀의 큰 체구에서 유래됐습니다. 건축 당시에는 ’스티븐 타워(St. Stephen Tower)’라는 이름이었지만 거의 불리지 않았고, 2012년에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하여 ‘엘리자베스 타워 (Elizabeth Tower)’라는 공식명칭을 갖게 됐습니다.



빅벤



이 건물은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전체 높이는 106m입니다. 시계는 한 면이 7m인 철제 틀과 312조각의 오팔글라스로 장식돼 있고, 시계의 눈금은 금으로 도금돼 있습니다. 시계탑 4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명종 시계가 있는데, 그 종의 무게가 무려 13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종은 매 15분 간격으로 울리며 시간을 알리는데, 보수공사로 인해 2021년까지는 특별한 날 외엔 종을 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좌) 네비얀스크타워 Copyright ⓒ ТаКаэлло / wikimedia commons

(우) 수르후젠교회 Copyright ⓒ optikorakel / wikimedia commons



이외에도 러시아의 네비얀스크 타워(Tower of Nevyansk), 독일 수르후젠 교회 (Suurhusen Church) 등 세계 곳곳의 크고 작은 건축물들이 기울어진 형태를 하고 있는데요. 모두들 한쪽으로 기울었지만 쓰러지지 않는 강인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해당 장소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건물 앞에 서서 다양한 컨셉 사진을 찍는 재미도 클 것 같습니다.


그럼 한화건설은 더 색다른 건축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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