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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이야기/클로즈업 한화인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찌른다 – 기획팀 김귀룡 사원

 



상대에게 칼을 겨누는 긴박한 대결. 칼날과 칼날이 부딪힐 때 들려오는 쇳소리의 서늘함. 그럼에도 나비처럼 우아하고 날렵한 몸짓… 어떤 스포츠를 말하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막고, 찌르고, 돌진하며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펜싱’ 이야기입니다.


엘리트 스포츠란 이미지가 강했던 펜싱이 최근엔 누구나 할 수 있는 여가 스포츠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화건설 김귀룡 사원 역시 ‘워라벨’을 추구하는 흐름에 발맞춰 꾸준히 펜싱을 즐기고 있는데요. 3월의 어느 저녁, 퇴근 후 고려대 펜싱부 동아리방으로 향하는 김귀룡 사원의 발걸음을 뒤따라가 봤습니다. 그럼, 냉정과 열정, 역동과 기품이 공존하는 펜싱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 기획팀 김귀룡 사원




Q. 취미로 펜싱을 즐기는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처음 어떻게 펜싱을 시작했나요?


군대 제대 후, 평범한 취미를 갖기보단 대학 밖에선 접하기 힘든 취미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 동아리를 알아보다가 펜싱이 눈에 들어왔죠.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 사설 클럽도 다니고, 아마추어 대회에도 나가며 즐기고 있습니다. 스물다섯에 시작해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 운동 시작 전 준비운동은 당연히 필수!




Q. 펜싱 경기를 직접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역동적입니다. 김귀룡 사원을 사로잡은 펜싱의 매력이 궁금하네요.


펜싱은 빠른 스피드를 요하는 동시에, ‘몸으로 하는 체스’라고 불릴 만큼 머리싸움도 치열한 스포츠에요. 내가 팔을 뻗었을 때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순발력 있게 계산하여 공격 포인트를 찾거든요. 서로 미끼를 던지고 상대의 수를 빠르게 읽으며 전략을 짜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짧은 시간에 집중력을 모아 경기를 펼치다 보니 3분만에 땀이 맺힐 정도죠. 전신운동이기에 전반적인 체력이 좋아지고, 제 경우 하체 근력이 특히나 단련돼서 오랜만에 산에 올라도 근육통이 없더라고요. 집중력도 높아졌어요.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몰두해야 하거든요. 방심하는 순간 찔리기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죠.

 





Q. 펜싱은 에페, 플뢰레, 사브르로 나뉩니다. 즐기는 주 종목이 있나요? 각 종목별 특징과 경기 방식도 간단히 알려주세요.


제가 주로 즐기는 에페(Épée)경기에선 마스크와 장갑을 포함해 전신 모두에 대한 타격이 유효 공격으로 인정됩니다. 공격권을 주고받지 않고 누구든 찌르면 무조건 점수가 나기 때문에 현실성이 반영된 종목이이요. 경기 진행도 훨씬 역동적이고요. 플뢰레(Fleuret) 역시 찌르기 종목이지만 얼굴, 팔, 다리를 제외한 몸통만 공격이 가능해요. 에페를 위한 연습용으로 플뢰레가 생겼다고 합니다. 사브르(Sabre)는 상체(몸통+팔)만 공격 가능하고 찌르기와 베기가 모두 적용되죠. 플뢰레와 사브르는 공격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두 선수가 동시에 공격을 성공해도 공격권을 가진 선수만 점수를 낼 수 있어요. 3종목 모두 경기 방식은 같아요. 3분씩 3라운드로 총 15점을 먼저 획득하거나 규정 시간 내에 상대보다 많은 점수를 획득하면 끝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 승부는 냉정하다며 패배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는 김귀룡 사원

 


Q. 주변에서 펜싱을 즐기는 사람을 쉽게 접하지 못한 것 같아요.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나요?


아마추어 펜싱 클럽에 가입해 배우는 방법이 있는데, 클럽 수가 적은 게 아쉬운 부분이에요. 서울에 5개 남짓 있습니다. 저는 ‘토요일, 토요일은 펜싱’을 줄인 ‘토토펜’이란 직장인 펜싱 모임에 가입해 활동 중이고, 종종 학교 동아리도 찾습니다. 아마추어 펜싱이 대중화된 지 얼마 안 되어 기반은 약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건 장점이에요. 고수들이 너무 많은 스포츠라면 초심자가 위축되기 쉬운데, 펜싱은 열심히 따라 하면 대회 출전도 노릴 수 있어요. 저도 첫 대회에선 예선탈락을 했지만, 그다음엔 개인전 8강까지 올랐고, 단체전 준우승과 우승까지 맛봤으니까요. 아마추어 클럽에서의 1회 펜싱 체험은 대부분 무료이고 한 달 수강료는 주 3회 기준 한 달에 20만 원 선이니 남다른 취미를 고민한다면 도전해보세요.



 ▲ 펜싱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 보이게 찍은 단체 사진




Q. 칼을 사용하는 펜싱은 장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어떤 장비들이 필요한가요?


펜싱을 귀족 스포츠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신발, 양말, 프로텍터(도복), 장갑, 마스크, 칼까지가 풀 장착인데 입문자라면 체육관의 공동 장비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풀 세트를 저렴한 가격대로 사면 60~70만 원 선이고요. 우선적으로 구입하길 추천하는 건 칼이에요. 공용 칼은 많이 낡아서 자칫 잘못 다루면 부러지거든요. 그 경우 값을 물어내야하니 일단 칼을 먼저 사는 게 현명합니다(웃음). 그다음엔 마스크를 사야죠. 여럿이 쓰면 냄새가 나니까요. 단순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냄새 안 나는 개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 게 뿌듯한 김귀룡 사원




Q. 펜싱 경기 중 가장 쾌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상대의 손이나 발을 살짝 찔렀을 때 가장 짜릿해요. 공격하기 어려운 포인트이기도 하고, 이 부위들을 공격하는 건 곧 정신적인 면을 공격한 것으로 통하거든요. 상대 입장에서 ‘내가 방심해서 찔렸다’는 기분이 들게 하니까요. 멘탈을 흔들 수 있는 한 수이기에 쾌감이 큽니다.

 


▲ 에페에 유리한 긴 팔을 가진 김귀룡 사원




Q. 펜싱에 관심이 있는 입문자에게 해주고픈 조언은 무엇인가요?


펜싱은 1대1로 상대를 찌르며 점수를 내는 스포츠입니다. 직접 몸을 쓰고 땀을 흘리며 승리를 쟁취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확 풀리지요. 가만히 앉아 일만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마냥 쌓이잖아요. 정정당당하게 칼을 휘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날아갑니다. 몸을 움직이며 땀 흘리는 걸 좋아하는 동시에 머리를 쓰며 전술을 짜는 걸 좋아하는 분에게 잘 맞을 것 같아요. 참고로 키가 크고 팔이 길면 에페에 유리하고, 플뢰레는 움직임이 빠른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 김귀룡 사원이 제일 좋아하는 사진(집중하는 본인 모습이 류준열과 닮았다며…)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펜싱 단체전 대회가 있는데 거기서 우승을 하는 게 목표이고요. 개인전에서 3위 이내 메달권에 진입하고 싶습니다.





김귀룡 사원은 더 많은 이들이 아마추어 펜싱을 통해 짜릿한 승부의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합니다.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인 그는 “펜싱을 통해 키운 집중력과 승부를 즐기는 자세를 바탕으로, 팀에 보탬이 되게끔 활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요. 2019년, 기획팀 김귀룡 사원의 ‘나비처럼 우아하고도 벌처럼 정확히 쏘는’ 한 방을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그럼, 한화건설은 다양한 직원들의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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