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화건설입니다. 건축은 인간과 사회를 이어주는 물리적 환경으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건축의 사회적 기능을 가장 중시하는 분야가 바로 공공건축인데요.
오늘은 국내 최연소로 ‘2016년 제15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터로 참여했고 연평도서관, 동두천 장애인복지관 등 다수의 공공건축물과 리모델링 분야 설계로 유명한 젊은 건축가, 에이코랩의 정이삭 대표를 만나고 왔습니다.
정이삭 건축가는
건축사무소 에이코랩(a.co.lab)의 소장입니다. 서울시립대학교와 한국종합예술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2013년부터 에이코랩을 운영하며 다수의 공공건축 작업과 건축 및 도시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건축 설계 외에도 동시대 건축과 도시 관련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한 바 있으며, 2016년 '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했습니다. 에이코랩 사무실이 있는 마포구 연남동 다가구 리모델링 건물로도 유명합니다.
Q) 에이코랩은 어떤 건축을 추구하는 설계사무소인가요?
‘건축(아키텍쳐)’의 a, ‘협업(콜레보레이션)’의 co, ‘연구소(래버로터리)’의 lab을 합친 이름에 저희가 추구하는 건축의 의미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건축’을 ‘함께’ ‘연구’하자는 거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인데요. 건축은 굉장히 많은 존재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건축이라는 학문이 있고, 유관분야가 있으며, 더 크게는 사회가 있어요.
결국 건축도 사회 안에서 이뤄지는 행위인 것이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거죠. ‘함께’라는 협업이 건축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있습니다.
▲마포구 연남동 387-31 에이코랩 사무실 모습 (사진제공=에이코랩)
Q) 2016년 제15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한국관 큐레이터로 참가하셨는데요. 참여하게 된 배경과 당시 비엔날레 현장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비엔날레는 기본적으로 국가별 감독이 공개선발로 작가를 선정하는데요. 2016년도에는 작가가 아니라 큐레이터를 선정했어요. 큐레이터들이 작가이자 곧 기획자였던 사례인데요. 당시 한국관 감독님이 저를 포함해 총 5명에 공동 큐레이터를 뽑으셨어요.
각 큐레이터가 전문분야가 있었는데요. 공간 시뮬레이션, 리서치, 데이터 분석, 행정. 저는 건축을 전공하고도 미술관에서 기획 일을 했던 경험을 인정받았던 것 같아요. 건축을 하면서 미술 쪽을 기획해본 사람이 많지 않았거든요. 실제로도 당시 비엔날레 기획에서 그런 역할을 많이 했구요.
당시 비엔날레 전체 주제가 ‘reporting from the front’, ‘최전선으로부터의 보고’였어요. 그 최전선이 무엇이냐가 각 나라 건축계 별로 해석의 여지가 있었던 거구요. 그 해 비엔날레 전체 총감독이었던 알레한드로는 소셜 아키텍쳐 분야 전문 건축가였어요. 가난한 자들을 위한 공동주택 설계 등이 대표작품인 분이죠.
제 관심 역시 ‘소셜(Social)’이었고 내부 논의를 거쳐 한국관의 주제를 ‘용적률 게임 :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란 주제로 잡았어요. 용적률이란 키워드에 담긴 한국의 주거 상황과 건축가들의 난제를 표현하자는 취지였죠.
전시물로 저희 연남동 사무실 리모델링 작업 사례를 소개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한국관 전시의 거의 절반의 비중이 저희 사무실 사례와 발상의 원천 소스인 ‘다세대 다가구 건축’이 주인공이 됐어요(웃음).
▲에이코랩 사무실이 있는 다가구 건물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 (사진제공=에이코랩)
한국의 ‘집 장사’라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경에서 전 세계 건축인이 흥미를 느끼고 함께 고민한거죠. 한국 건축의 최전선은 사회와 담 쌓고 건축가들끼리 나누던 이야기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하고 개입해야 한다 정도의 메시지를 던진 것 같아요.
당시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었어요. 한국관이 전체 주제에 굉장히 부합하는 기획이었거든요. 해외 건축인들이 특히 놀랐던 것은, 한국의 집 장사들이 지어놓은 집을 누군가 다 설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인데요. ‘한국가면 널린 주택인데 엄밀한 건축가의 설계 과정은 없다’는 설명을 듣고 굉장히 신기해하더군요(웃음).
또 한편으로 해외에 소개되어 온 한국 건축가들의 건축물이 오히려 굉장히 유럽, 미국적이었는데 일반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보더니 굉장히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은 건축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36명의 한국 건축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분석했는데, 모두 ‘용적률 게임’이라는 한국적 특수성을 이해한 건축물이었어요. 해외 건축가들은 한국사회가 건축에 대해 강력히 요구하는 ‘용적률’을 나름의 ‘설계’ 개념으로 수용해 적극적으로 풀어낸 면을 흥미롭게 봤던 것 같아요.
가령 ‘설계의 프로세스가 한국은 이렇구나,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각종 규제들에 의해서 볼륨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자기의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한 게임이 시작되는구나’, ‘그 게임이 절대적인 룰과 비중은 용적률 찾기구나’ 라는 다양한 현지 반응이 있었죠.
Q) 다양한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것이 눈에 띄는데요.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신 특별한 이유나 배경이 있나요?
늘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웃음). 저는 모든 건축가가 건축가라는 같은 직업명으로 불릴 뿐이지, 건축가 각자가 다 하는 일이 다른 거라고 생각해요. 건축가가 되지 않았더라도 그 어떤 직업을 가졌던, 제 성향대로 일을 했을 것 같고요. 아마 제 성향 때문인 면도 있고요.
한국예술종합대학원 시절에 배우기를 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배운 게 크지 않았나 싶어요. 당시 가르침을 받았던 정기용, 이종호 선생님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공공건축이란 개념과 정리된 언어를 알게 된 것은 정기용, 이종호 교수님을 통해서였거든요.
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셨지만 정기용 선생님은 건축적 행위를 통해 공공의 일을 하고 계셨고, 이종호 교수님은 연구를 통해 공공적인 측면을 생각하는 분이셨죠. 그 두 분에게 배우면서 그분들이 하셨던 것과 하지 않으셨던 것을 알게 됐고, 그분들이 하셨던 것 플러스 그 분들이 안 하셨던 것을 해보려고 도전해보고, 제 성향과 맞춰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건축적 행위에 결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두 분의 레퍼런스가 길라잡이가 된 것이죠.
Q) 대표님이 설계하신 작품 중 가장 아끼는 건축물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애착은 조금씩 다 있는데요. 아무래도 연평도도서관 경험이 잊기가 힘들죠. 제 레퍼런스 중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회자되는 프로젝트기도 하구요. 연평도, 그 섬 안에서도 군 부대라는 장소 자체가 워낙 특이하고 흔치 않은 프로젝트였구요. 독립 초기였던지라 당시 그 하나의 프로젝트에 정말 온 힘을 쏟았던 프로젝트라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연평도서관 외관 (사진제공=에이코랩)
처음 예상은 4~5개월을 잡았는데 실제 답사부터 완성까지는 10개월 정도가 걸렸어요. 정말 간단한 일이 아니었어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 간의 협업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행정적으로도 그렇고, 협의와 의견조율 등, 계획을 짜서 진행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구요.
▲연평도서관 내부 (사진제공=에이코랩)
일단 시공비가 딱 1억이었어요(웃음). 그래서 정말 걱정이 더 많았죠.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었고요. 그 걱정을 해결하는 것이 설계의 대부분을 할애했죠. 예쁘게 만들고 할 상황 자체가 못 됐지만, ‘이 환경과 예산으로 어떻게 도서관답게 만들지?’라는 고민을 풀어내는 것이 가장 큰 설계의 방향이었습니다.
Q) 연평도서관이나 현재 에이코랩 사무실처럼 다수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리모델링’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리모델링’에 있어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안 그래도 요즘 조선일보가 주최한 ‘건축주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어요. 주로 정말 집을 짓거나 현재 사는 집을 리모델링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수강을 하는데요. 그 분들에게도 건축의 근본적인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수익이나 재산가치 향상을 위한 건축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사실 신축이나 리모델링이나 건축행위라는 본질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어요. 신축이나 리모델링이나 당장 완성하는 시점만 생각해서 건축을 하면 건물이 오랜 기간 쓰여지는데 있어서 문제가 발생해요. 그러니까 신축이건 리모델링이건 긴 시간 축을 두고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잘 안 되는 것이 사실이죠.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당장 지금의 트렌드에 민감한 측면도 있고요.
리모델링도 신축과 마찬가지로 건물의 근원적인 형태나 구조를 긴 시각을 갖고 고쳐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건물의 수명도 줄어들고, 오랜 시간 동안 좋은 환경으로 남아있기가 쉽지 않아요. 오래오래 두고 봐도 든든하고 안정적인 모습의 건물로 다시 만든다는 것이 큰 틀에서 리모델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Q) 최근 몇 년 사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건축과 부동산 분야에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공공건축과 리모델링을 주로 하시는 건축가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 사무실이 연남동이다 보니, 이 일대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가까이에서 지켜 봐왔어요. 전 젠트리피케이션의 동력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요. 다만 이 에너지가 폭력적으로 가속화되지 않도록 그 강도 조절과 정리를 해주는, 힘 컨트롤을 해주는 역할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 역할자 중 가장 중요한 자가 건축의 형상을 결정하는 건축가죠. 현재 건축가들이 현재 그런 역할을 안 하고 있는 측면이 있어서 아쉽고요. 순간을 위한 건축이 태반을 이루면 어느 지역의 환경이 순간만을 위한 환경이 되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황폐해질 수 밖에 없어요. 긴 호흡으로 바라본 건축과 도시가 불가능해지는 시스템이 되는 거죠.
▲ 에이코랩 사무실이 있는 연남동도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이다(사진제공=에이코랩)
현재는 설계 과정은 생략하고 시공비로 이익을 만들어내는 업체들이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보니 실질적으로 설계 단계가 누락되고 있어요. 심각한 문제에요. 언젠가 젠트리피케이션 에너지가 빠져나가도 새로운 공간으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 그러기 위해선 건축가 설계 과정을 거친 제대된 건축이 뒷받침되는 방향으로 가야 해요.
Q) 대표님은 언제 처음으로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사실 대학교 입학 전까지는 건축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특별히 해본 적이 없었어요. 제가 워낙 순간에 충실한 사람이라서요(웃음). 부모님이 건축학과로 지원을 하라 하셔서 지원했어요.
건축과에 입학해 첫 학기에 건축학개론을 듣다 보니 어느 날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다 꼽아보니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그때가 1학년 1학기였죠. 반수로 수능 보려고 했었는데 그냥 계속 다니기로 마음먹고 쭉 건축을 공부했네요.
건축이란 분야가 워낙 넓고 잡다해서 모든 분야와 연관되고 관여하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대다수를 충족시키더라고요(웃음).
Q) 가장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상도동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위한 골목공원’인데요. 구청 담당자, 일반 거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라 쉽지 않네요.
공공건축은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거든요. 사람을 상대하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실망도 많이 하고, 사람 때문에 보람을 찾기도 하는데, 사실 실망 할 때가 더 많네요(웃음).
▲ 상도4동 어린이집중심 골목공원 도시재생사업 주민 워크숍 진행 모습 (사진제공=에이코랩)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거버넌스'라고 하는 차원의 문제에요. 관과 일반 시민과의 '협치'에 제3자로서 건축가가 끼어드는 건데요. 제3자까지 함께 수평적인 관계에서 좋은 협업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양자 협업도 쉽지 않은데 3자 관계가 원활하게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직 우리 사회가 대화나 토론, 논의의 문화가 미성숙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구요. 그런 것을 최대한 참고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종종 힘 빠지게 하는 상황을 겪을 때도 많아요(웃음).
일반건축이 공공건축보다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공공 건축이 어려운 지점의 성격은 이해관계자가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 보니 다른거죠. 하지만 결국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은 같으면서도 제일 중요해요.
Q) 건축과정에서 집단 토의나 워크숍을 진행을 중요시하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모든 건축에 있어서 그 건축물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면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거에요. 제가 건축가이긴 하지만 전능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이고요. 제 머리에서 나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그 건축물을 직접 사용할 사람, 써봤던 사람, 경험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거죠.
▲ 동두천 장애인 복지관 설계 전 이용자 워크숍 (사진제공=에이코랩)
가령 비장애인인 제가 과연 장애인이 주로 이용할 건축물을 100% 제대로 설계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직접 당사자들의 의견을 꼼꼼히 들어봐야 해요. 이런 차원의 문제는 텍스트와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는 거에요. 심정적인 느낌과 체감, 서사는 실상으로서의 경험을 직접 경청하는 것을 통해서만 알 수 있어요. 집단 토론이나 워크숍 과정을 통해 ‘생 언어’로 표현되는 자극을 전달받고, 저는 그것을 소화해 건축으로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 동두천 장애인 복지관 전경
▲ 동두천 장애인 복지관 실내
Q) 대표님의 건축 철학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건축가에게 철학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웃음). 실제 건축은 특히 철학이 중요한 분야가 맞습니다. 근데 그 철학이란 것을 ‘이거다’라고 말하는 순간 건축가는 그 안에 갇힐 수가 있어요.
철학이라는 것은 모든 언어의 의미를 찾아가는 거죠. 건축도 인간이 모든 속성과 행위에 대해서 근원적인 질문을 물어가는 과정이고 언어고요. 가령 ‘집’이다 하면 ‘인간이 거주하는 곳’라는 정의가 나오는데 이걸 정확히 알려면 다시 ‘인간’, ‘거주’, ‘장소’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는 것이고요.
설계라는 과정이 끝없는 철학적 질문을 통해 생겨나요. 제가 늘 가지려 노력하는 태도는 ‘끊임없이 계속 물어보는 것’이고요. 사람들에게도, 저에게도 물어보는 것.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도 질문을 많이 할수록 좋은 설계가 나온다고 늘 강조해요.
좋은 질문이 없으면, 제약일수도 있고, 규제일 수도 있고 환경적인 특수성일 수도 있고, 그 모든 것이 문제이고 질문거리인데 극복이나 해결방안이 나올 수 없어요. 다양한 질문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개념이 나오고 억지스럽지 않은 좋은 설계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건축적 행위는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작다는 것은 보편성을 갖는다는 의미고, 그렇다면 자연스레 보편성에 의해 수혜자가 많아질 수 있다고 봐요.
길거리나 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절함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건축 형상들을 좋아해요. 1평이라도 더 내가 갖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만든 불법 증축물일수도 있고, 집밖에 나왔을 때 비 맞기 싫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억지스러운 차양막(버네큘라)일 수도 있고요.
사소하지만 절실한 것들, 그런 것들을 조금만 다듬으면 기능적으로도 미적으로도 더 좋아지거든요. 거창한 것보다 아무리 개인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사소한 것을 개선시켜주는 것이 좋은 건축인 것 같아요.
Q) 건축가로서 앞으로의 계획,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있으신가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큰 계획이나 포부를 가지고 살지 않았어요(웃음). 다만 지금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상도동 어린이공원 프로젝트가 잘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당장은 이것이 유일한 꿈이자 희망이에요. 그 이상은 없어요(웃음).
‘에이코랩’이란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정이삭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생각하는 건축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건축이 무수히 많은 분야,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사회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정이삭 대표가 강조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현재 진행중인 상도동 어린이공원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한화건설과 건축가의 만남은 계속됩니다. 또 다른 건축가의 이야기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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